사진=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는 국민의 안전과 노동자의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원하는 현장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국회 입법청원 기자회견을 9월 6일 국회 정문 앞에서 열었다.

최근 대형버스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어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지난 주말에만 세 건의 버스사고로 18명의 노동자와 시민이 죽거나 다친 바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결국 아무런 실효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졸음운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시간 규제를 사실상 하고 있지 않은데서 기인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국회 역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한 장시간 노동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 특례 폐기안도 아닌 축소안의 도입 시기를 2020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스노동자의 처지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택시나 화물차량(택배) 등 육상운수 전반을 특례로 남겨두고, 병원과 사회복지시설과 같이 사람을 돌보아야 하거나, 영화방송산업과 항공기조업, 전기통신업과 같은 초장시간 노동이 현저한 사업장도 그대로 연장근무 특례로 방치하는 논의에 불과하다며 축소가 아닌 폐지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조상수 위원장은 근기법 59조가 무제한 연장근무를 허용함으로써 노동자의 과로사로 이어지고 있고 공중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완전히 반한다고 입법 청원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국민의 40% 이상이 해당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례조항으로서의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시민사회와함께 59조 폐기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민변 노동위원회 정병욱 변호사는 일주 펑균 199시간 일하는 초과로사회인 한국 노동구조의 문제를 언급하며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은 사용자가 사용한도 없이 24시간 365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법률의 사각지대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례업종을 줄인다 해도 장시간 노동과 과로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 주장하며 특례가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이번 기자회견에는 장시간 노동의 문제가 첨예한 사업장들이 직접 참여하여 발언을 이어갔다. 영화산업노조는 단순 촬영시간 뿐만 아니라 촬영을 위한 배경을 만드는 일을하는 경우는 한달 320시간 일하고 쉬는날은 고작 이틀인 경우도 허다하다고 영화제작 현장의 문제를 전했다. “오래 찍는다고 좋은영화 아니다. 이 모든게 근기법 59조 때문에 만들어진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산업의 특수성만을 얘기하는 것은 촬영장소와 배우들의 스케쥴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드라마가, 영화가 재밌어도 혹사당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음을 잊지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하루 13시간이상 일하는 노동자의 뇌출혈 위험이 두배나 높은 점, 장시간 노동이 소화기 문제, 수면장애, 암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렸다. 특히 병원사업장에서 만연해있는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는 잠을자고 피로를 풀어야 할때 일을 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병원은 공짜노동의 천국이다. 병원노동자는 50%이상이 연장근무를 하고 임산부에게 연장노동시켜 시정조치를 받기도 하는 등 병원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원하는 현장의 노동자와 시민 등 전국 5,959명의 목소리를 담아 청원엽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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