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총파업 대오 굳건해

SBS ‘방송사유화’, 아리랑TV ‘국제방송법’, 연합뉴스 ‘적폐 경영진’ 투쟁 이어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4일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개혁을 위한 총력 투쟁을 선언한 뒤 사흘이 지났다. 

KBS﹒MBC본부의 총파업 돌입을 시작으로 SBS﹒아리랑국제방송﹒연합뉴스가 투쟁에 가세하면서, ‘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 개혁’을 목표로 한 언론노조의 투쟁은 순항 중이다.

◆언론노조 KBS본부 ‘투쟁 강도 높인다’

지난 4일 총파업에 돌입한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내부의 총파업 동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방송통신위원회와 검찰 등 외부를 통한 투쟁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 6일 기준 KBS의 구성원 1,500여 명이 총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이 중 기자와 PD만 1,200여 명에 달해, KBS 방송의 상당수가 결방 내지는 제작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6일엔 성재호 본부장이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 현장 순시 중이던 고대영 KBS 사장을 만나 대치하는 일도 벌어졌다. 성 본부장이 고대영 사장에게 “파업 중인데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치를 거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고 사장은 2시간 여 동안 아무런 대답을 않다가 현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도 사측과 조합 간의 대치는 벌어졌다. KBS 이사회 간담회 장소로 향하는 오태훈 KBS본부 부본부장을 경비업체 KBS시큐리티가 명확한 이유 없이 막아섰다. 대치 30여 분 끝에 오태훈 부본부장은 발걸음을 돌렸다.

7일 성재호 본부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2011년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한 고발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고대영 사장을 비롯해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 임창건 당시 KBS보도국장, 이강덕 당시 KBS정치부장, 김인규 당시 KBS 사장, 취재기자 장모씨 등이 연루된 사건이다.

앞서 6월27일 언론노조와 KBS본부는 민주당 도청 및 녹취록 유출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굳건한 총파업 대오’

지난 5일 김장겸 MBC사장이 서울 마포구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자진 출석해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MBC 정상화를 향한 언론노조 MBC본부의 투쟁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김장겸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일 검찰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반발해 9월 정기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 대정부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MBC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수﹒노웅래﹒박광온﹒박영선﹒신경민, 국민의당 정동영﹒최명길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은 김장겸﹒고대영 사장을 지키려다 이들과 함께 몰락하지 않도록 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안팎의 분위기에도 2,000여 조합원의 총파업 대오를 굳건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SBS본부 ‘방송사유화 폭로’

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최근 출범한 ‘이명박﹒박근혜 정권기간 방송사유화 실태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사특위)를 통해 대주주 윤세영 SBS미디어홀딩스 회장의 방송사유화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SBS본부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윤 회장이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실질적 압력을 가하고, 보도지침을 내린 정황이 담긴 문서와 증언 등을 5일 발행된 노보에 공개했다.

노보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해 4월4일 보도본부 부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며 “나는 이런 말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한 같은해 9월 보도본부의 간부들에게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발전’, ‘안보환경 직시’ 등의 보도치침이 포함된 ‘SBS 뉴스혁신’이란 제목의 문건도 공개됐다. 

SBS본부는 이같은 사측의 방송사유화에 맞서 ‘끝장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MBC본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같이 싸우겠다. 방송을 사리사욕과 권력을 위해 갖다 바치고 오염시킨 그 어떤 자들이라도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아리랑국제방송지부 ‘아리랑TV 정상화’

2018년 문체부 예산 삭감과 재단 기금의 고갈로 아리랑TV는 콘텐츠 제작 비용을 끌어다 임금으로 써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필연적인 콘텐츠 질 저하와 전체 인력의 50%에 달하는 비정규직 인력들이 구조조정을 당할 위험에 처한 상태다.

이에 언론노조 아리랑국제방송지부(지부장 김훈, 이하 아리랑지부)는 ‘아리랑TV 사태’의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아리랑지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옥 앞에서 문체부와 기재부 규탄집회를 열고 △대체 예산 마련 △낙하산 적폐 인사 청산 △아리랑국제방송 장기 정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훈 아리랑지부장은 “문체부﹒기재부﹒국회﹒청와대에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투쟁해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리랑지부는 또한 지난 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아리랑TV 사태의 궁극적인 해결책인 아리랑국제방송원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는 18일부터는 국회 앞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박노황과 적폐 경영진, 퇴진하라!’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지부장 이주영)는 연합뉴스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막 시동을 건 참이다.

지난달 24일 연합뉴스지부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옥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노황 사장과 경영진 및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의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연합뉴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뉴스통신진흥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주영 연합뉴스지부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부는 이들(박노황 경영진)이 하루라도 더 머물러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으며 버티기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퇴진을 위해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2년간 연합뉴스가 공영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뉴스통신진흥회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지부는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가 현 상황을 초래한 공범임을 선언하며 퇴진 투쟁에 돌입할 것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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