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산별/지역 통일
강제징용 노동자상, 부산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세운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승인 2017.09.18 17:18
  • 댓글 0
강제징용 사죄배상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모형이 평화의 소녀상과 나란히 서 있다.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폭우로 연기됐던 '강제징용 사죄배상운동 선포 기자회견'이 9월 18일(월) 오전 11시, 부산 초량동 일본군 영사관 앞에서 열렸다.

한·일 양국 언론의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한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함께 했다. 또한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인 구연철 선생(87세)이 함께 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증언했다.

기자회견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경과보고와 계획 발표와 피해 당사자 증언, 연대단체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했다. 기자회견 말미, 실물크기의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공개됐는데, 이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들에 따르면 홋카이도에서 오사카에 이르는 광범한 지역에서 많은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들의 유해는 수습되지 못하고 들판에 버려져 말뚝 표식으로만 알 수 있도록 방치되었다고 한다.

두 발이 말뚝 속에 묻힌 형상으로 제작된 노동자상은 그 말뚝 안에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의 유해가 있다는 의미이다. 들어올린 왼손은 캄캄한 지하 광산에서 일하다가 지상으로 나온 순간 비치는 햇빛을 가릴 수밖에 없음이 표현되어 있다.

서울 용산역에 세워진 강제징용 노동자상 받침돌에는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에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노동자와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모금운동과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일본 영사관 앞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1인 시위'에 들어간 가운데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시작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100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2016년 8월 일본 교토 단바망간 광산 건립을 시작으로 올해 8월 서울 용산역, 인천 부평공원에 건립했다. 추진 중인 지역으로는 올해 10월 경남, 내년 3월 울산 등이 있으며 제주(시기 미정) 등 각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2018년에는 부산 뿐만 아니라 평양에도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선직업총동맹이 지난해 합의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은 "이 운동은 2014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우키시마호 침몰 희생자 합동 추모제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참가하면서 시작됐다"라며 "일본이 식민지배를 부정하고 군국주의 부활과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운동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민주노총 부산본부 대표자들이 1인 시위를 시작할 것이며 소녀상 건립 1주년이 되는 12월 28일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선포대회'를 열고 내년 3월 1일에는 '반일평화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교육과 간담회, 모금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내년 5월 1일 이 자리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한철 전교조 부산지부장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노동자의 수는 약 780만 명이고 당시 한반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며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은 민족의 문제이자 노동자 계급의 문제이며 전 민족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늦었지만 선배 노동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비극의 역사를 촘촘히 세우는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홉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하시마섬으로 끌려간 구연철 선생은 "내가 아홉살 이던 1939년에 하시마 끝섬으로 끌려갔다. 당시 출입문이 하나 뿐이었는데 그 문 위에는 '영광의 섬'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구연철 선생은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섬이라 물 한 모금도 배급받아 먹어야 했는데 기가 막힌 것은 밥 대신 콩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를 배급했다. 일명 콩깻묵이라 불리는 것을 밥 대신 먹고 살았다."며 당시의 참상을 증언했다.

묻혀있던 강제징용의 역사를 밝히는 일에 노동자들이 나선 것에 감사드린다며 발언을 시작한 장선화 소녀상을 지키는 시민행동 대표는 "소녀상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지키는 것 또한 매일이 투쟁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장선화 대표는 "소녀상 보호관리를 위한 부산시 조례가 제정되었지만 부산시는 조례를 이행할 의지가 없다."면서 "시민들을 위한 안내 간판과 조명 하나 설치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인가. 부산시는 지금 시민들의 열망으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불법 적재물로 취급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이어 장선화 대표는 "강제징용 사죄배상 운동은 단순히 노동자상을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고 친일적폐를 청산하는 투쟁의 과정"이라며 "내년 5월 1일에 반드시 이 자리에서 수 만명의 부산시민들과 함께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을 하자."고 말했다.

강제징용 사죄배상운동 선포 기자회견.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이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에 대한 경과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정한철 전교조 부산지부장, 구연철 선생(강제징용 피해 당사자), 장선화 소녀상을 지키는 시민행동 대표.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기자회견문 낭독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kctu2670@nodong.org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