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확대의 현장으로 충북평등지부 편

얼마전 교육부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의 결과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만큼 크나큰 실망감이 현장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은 어느 정권에서도 우리들은 싸워왔고 조직화를 해왔다는 것이다. 누군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할 것인가 아닌가 궁금해한다면 주저없이 고개를 아래로 내려 정치권이 아닌 현장을 누비고 있는 이 동지들을 보라고 해주겠다. 이십대의 마지막을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 스물 아홉 살 동갑내기 두 활동가를 만났다.

- 선전국장 : 젊은 활동가를 만나서 기분이 좋다. 충북평등지부에서 활동한지 얼마나 됐나?

= 배석진 : 3년 조금 안됐다. 2년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

= 송지영 : 충북평등지부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한 달 반정도됐다. 전에는 대학원까지 학생운동을 했고 다른 노조에서 두달정도 활동을 했었다.

- 선전국장 : 그것밖에 안됐나? 배석진 동지는 더 오래 활동한 것 같은 느낌이다.

= 배석진 : 그런가?(웃음)

- 선전국장 : 배석진 부장은 평등지부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어떤 곳에서 활동을 했나?

▲ 배석진 조직부장. 약간은 허당기가 있는 '착한' 활동가 느낌이었다.

= 배석진 : 노동조합활동은 충북평등지부에서 처음 시작했다.

- 선전국장 : 그러면 어떤 계기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 배석진 : 학교에서 독서 소모임을 하면서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걸 학생운동이라고 해야하나?(웃음)

- 선전국장 : 충북평등지부에 대한 소개를 한 문장으로 해야 한다면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 배석진 :(한참을 고민한 끝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는 곳.
 
= 송지영 : 충북지역 중소영세 노동자의 든든한 울타리. 제일 많이 쓰는 문구다(웃음)

▲ 송지영 조직차장. 한달밖에 안된 활동 경력이지만 정확하게 조직을 파악하고 있다.

- 선전국장 :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들으면 알만한 충북평등지부의 큰 투쟁이 있나?
 
= 배석진 : 청주대 투쟁, 수도검침원 조직화, BTL 조직화 등이 있다

- 선전국장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투쟁이나 사업장이 있나?

= 배석진 : 청주의료원이 우여곡절 끝에 올해 임단단협을 맺었다.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하고 사측과 교섭원칙을 결정하는 것에서도 트러블이 많아서 힘들었던 것만큼 기억에 남는다.

- 선전국장 : 좋았던 기억은 없나?

= 송지영 : 오송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데 차량운전을 하고 있는 노동자가 와서 바로 그 자리에서 상담을 한적이있다. 선전전이 가시적인 조직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바꾸게 됐다.

▲ 청주시 소각장에서 생활폐기물수거운반노동자 선전전을 진행중인 송지영 차장

= 송지영 : 또 뿌듯한 것은 영동난계국악단이나 사회복지사 등 아주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를 만나고 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 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업종의 노동자를 만는 것은 기분좋은 경험이다

= 배석진 : BTL의 경우 학교별로 따로 떨어져 있던 노동자들이 노조를 계기로 만나서 노동자로서 자각하는 과정을 보는 과정이 뿌듯했다(몹시 자랑스런 표정)

= 송지영 : 농담반 진담반반으로 국내 최고의 비테일 전문가라고 얘기한다.

= 배석진 :(웃음) 전혀 아니다.

- 선전국장 : 충북평등와서 제일 먼저 담당했던 사업장은 어디인가?

= 배석진 : 서원대학교였다. 활동 시작하자마자 교섭을 진행해야했었다.
 
- 선전국장 : 처음교섭들어갔을 때 어땠나?

= 배석진 : 지부장님과 함께 교섭에 들어갔었다. 단협안을 내가 준비해갔는데 날짜에 오타가 있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대학사업장이어서 학교앞 피씨방에서 날짜를 급히 수정해서 인쇄를 했던 기억이 있다.

- 선전국장 : 송지영 동지는?

= 송지영 : 청주대교섭에 배석했다. 사업장이 현재는 사측과 적대적이지 않아 다행히도 단협체결을 큰 투쟁 없이 마무리했다. 아직은 큰 실수는 없다. 공문같은 것은 배석진 부장이 점검해준다. 일일이 검사를 받고 있다(웃음).

= 배석진 : 송동지는 노조경험이 있어서 교섭안을 직접 만들정도로 실력있는 활동가다. 이후에 다른사업장들도 역시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 송지영 : 이런 식으로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업무를 넘기는 것은 기분 탓인가?(웃음)

▲ 백석진 부장의 업무공간. 건너편에 '열일' 중인 서보람 충북지역본부 조직국장이 보인다.

- 선전국장 : 언제 활동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나?

= 송지영 : 한달반 밖에 안되서 이런얘기를 하면 건방져보일 것 같다(웃음). 내가 실수하면 너무 많은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실무적인 것에서 실수 할때 속이 터진다.

- 선전국장 : 노조차원에서 신임활동가에 대한 교육같은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 송지영 : 교육시스템의 문제보다도 활동자체의 조건인 것 같다.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트레이닝 기간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돼야하는 지역지부 활동의 조건이 큰 것같다.

= 배석진 : 사측과 말이 안통할 때 힘이 든다. 특히 용역업체의 경우 그런데, 아무것도 하는 일도 없는 용역업체가 노동자를 상대로 거드름피우거나 하는 것을 보면 짜증난다

= 송지영 : 저도 비슷한걸 느낀다. 용역업체 간부가 조합원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길 때 화가 많이 난다.

- 선전국장 : 조합원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나는데 세대차이 같은 것을 느낄 때도 있나?

= 배석진 : 마냥 귀여워해주신다.

= 송지영 : 어려운 것 보다는 연대나 집회 투쟁을 조직하거나 지도를 할 때 중고령 여성노동자들이라 조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배석진 : 젊은 조합원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해서 비교군이 없다(웃음)

- 선전국장 : 공공부문 정규직전환 국면에서 노조 중앙은 약간 조바심이 나는 측면이 있다. 이때 빨리 조직화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반해 현장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상은 어떤가?

= 배석진 : 관료들은 확실이 수동적이기 때문에 잘 안될거라는 우려도 현장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공공기관 전환대상들의 노조상담이나 가입문의는 많아졌다.

- 선전국장 : 눈에 띄게 많아졌나?

= 배석진 : 그렇다. 송지영 차장이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 선전국장 : 상담을 해오는 사람들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상담을 해오나?

= 송지영 : 고용안정이나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문의를 오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불안감 때문에 상담을 오는 경우도 상당하다. 직종이 직종이다 보니 정규직전환 시에 정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것같다.

- 선전국장 : 어떤 경로로 가입문의가 오는가?

= 배석진 : 아직까지는 공공운수노조로 직접 가입문의를 하는 경우보다는 민주노총으로 문의를 했다가 연결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공운수노조에 지인이 조합원으로 있어서 소개받아 오는 경우도 많다.

선전국장 : 조직사업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뜨겁지 않은 것에 관료나 정부의 문제말고 우리 노조 내부의 문제는 혹시 없나?

= 배석진 : 노조의 상상력이 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될 것 같다라는 패배의식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자기사안으로 공감하고 조직사업을 하고 있다. 현안으로 다가와 있긴하다.

- 선전국장 : 충북평등지부의 당면한 조직화 목표는 뭔가?

= 배석진 : 일단은 선전전을 진행중인 생활폐기물 업종이나 오송, 진천, 음성 지역에 제대로 조직건설을 하는 것과 기존조직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수 있다.

- 선전국장 :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송지영 : 활동가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 배석진 : 지역지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청소나 민간위탁이나 전국적으로 동일한 조건의 사업장이지만 지역적으로 소규모이고 분산돼있어 개별적인 정책대응이 힘들다. 중앙에서 정리해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주면 좋겠다.

- 선전국장 : 다른 어려운 것은 없나? 소소한 것이라도 좋다.

= 배석진 : 선전물들의 작업파일이 공유됐으면 좋겠다.

선전국장 : 그부분은 이미 되고 있는데? 선전담당자 텔레그램방에 작업파일들이 공유되고 있다.

= 배석진 : 아 그런가(민망) 텔레그램을 열심히 안봤다. 그렇다면 바라는 것은 없다(웃음)

선전국장 : 선전과 관련한 어려움이 있으면 교선실로 바로 연락을 달라

= 배석진 : 한가지 배웠다(일동 웃음). 끝.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