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간의 천막농성 마무리하며, '빵~터지는' 두 번째 문화제 진행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22일, 천막농성을 마무리 하면서 두 번째 문화제를 양재동 본사 앞에서 진행했다.

▲ 지회 서양호 회계감사가 속풀이 발언하고 있다

지회는 지난 2일부터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진행해왔다. 월 3~6회 밖에 쉬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매일 그 자리를 지켰고,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이 함께 했다.

20일간의 철야농성을 마무리 하면서 임종린 지회장은 “(인천에서 강남까지) 왔다갔다 하는건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기사들이 사실 이렇게 모이고 싶었구나, 모여서 이야기 하고 싶었구나, 노조 만들기 참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와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천막농성을 마무리하는 건 또다른 싸움을 시작하고 만들어가는데 의미가 있다”며, “질긴 놈이 승리한다.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했다.

6시부터 약 2시간 진행한 문화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참가자를 기록했다. 특히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 인천 등 먼곳에서 퇴근 후에 찾은 조합원이 계속 늘어나며 열기를 더했다. 신촌에서 진행한 1차 문화제에 비해 조합원 참여가 더욱 늘어서 놀랐다는 후문이다.

제빵/카페기사들의 속풀이 대회에 나선 한 카페기사는, 샌드위치 공장이 지어지는 현실에서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존재들”이라며,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다. 조금 더 힘을 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화섬식품노조 오연춘 조직국장은 “공장에서 나온 샌드위치가 맛있을까? 신선할까?”라 질문하고, 이같은 상황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고용안정을 위해 힘내자고 말했다.

경기에서 일하는 한 제빵기사는 노조 활동을 열심히 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많이 아프실 때 병원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지원기사, 관리자 등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었다”는 경험을 들려줬다. 또 “출근하는데 교통사고가 크게 났다. 그런데 관리자가 출근하라 했다”며 아는 기사의 경험도 소개했다.

이런 기사들의 속풀이 도중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힘을 실어줬다. 서울에서 파리바게뜨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56세의 한 여성은 “순수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개선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말했다. 또 파리바게뜨 알바 경험자라 소개한 스무살의 대학생은 “SPC 본사 사람들, 제발 저희 얘기 들어주시고 직접고용 해주시고, 복지 좀 챙겨주셨음 좋겠다”고 했다.

▲ "직접고용 쟁취!" "노사교섭 촉구!" 몸자보와 환히 밝히고 있는 촛불

정의당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이 연대 발언을 했다. “1인시위와 천막농성장을 다녀온 대부분의 지역 위원장들과 당원들이, 청년노동과 노동조합의 미래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고 말한 후, “외교에서 ‘전략적 동반자’라는 말을 쓴다. 그냥 전략적 관계나 그냥 연대 잘하자 이런 수준이 아니라, 조금 더 강력한 관계”라며, “여러분 싸움이 끝나고 이기는 그 순간까지, 혹여 중간에 굴곡이 좀 있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의 투쟁 과정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는데 1인시위, 신촌에서의 첫 문화제, 천막농성과 기자회견 등등이 담겨있었다. 문화제 중간중간 “SPC가 책임져라 직고용이 정답이다”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문화제 직전 서울행정법원의 가처분 심문을 방청하고 왔다는 임종린 지회장은 “법을 잘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우리가 맞더라”고 했다. 하지만 변론을 담당한 변호사의 “가처분 인용이 날 수도 있다”는 말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 해도 시간이 조금 걸린다 뿐이니, (인용이 나더라도)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치면서 본사 앞 나무들에 소원리본을 달았다. 본사 앞에는 큰 화분에 담긴 조그만 나무들이 많이 놓여있는데, 노조에 따르면 이 나무들은 지난 9월 26일, 노조가 기자회견을 진행한 직후에 생겼다고 한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는 본사의 직접고용 시정지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심문이 있었다. 재판부는 29일 이전에 결정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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