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경영 중단! 병원 갑질 근절! 민주노조 사수! 해고자 복직!”
“인천교구는 응답하라!” “민주노조 사수하자!”

사진=보건의료노조

18일 최악의 미세먼지와 추위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노조는 전국에서 모인 현장간부 등 300여명과 함께 ‘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촉구 집중투쟁’을 전개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인천성모병원지부의 ‘병원 정상화’투쟁은 2015년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부당청구 사건과 인천성모병원의 노조 조합원 집단 괴롭힘 사건 이후 인천시민대책위가 꾸려진 뒤 4년, 2005년 병원의 경영권이 천주교 인천교구로 이양되고 노조탄압과 돈벌이 경영이 시작된 지 12년 동안 계속 되고 있다.

작년 말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인천성모병원장 박문서 신부의 비리의혹을 보도한 뒤 인천교구는 여론을 의식한 듯 병원의 경영진을 교체했다. 이에 인천성모병원지부는 조합원 조직화 등 병원 정상화를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집중투쟁을 벌이며 변화의 불을 지폈다.

집중투쟁은 1부 인천교구 앞 결의대회와 2부 인천성모병원 앞 캠페인 순으로 진행됐다.

새 집행부 출범이후 첫 집회를 개최한 나순자 위원장은 “박문서 신부 해임 이후, 숨죽였던 직원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변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자 기업노조도 만들어졌다. 각종 의혹을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오랜 기간 투쟁해왔다. 그러나 더 힘차게 투쟁해서 모든 일을 올바로 되돌려 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원종인 인부천지역본부장은 “돈벌이 경영에 매몰된 인천성모병원은 환자 유치를 위해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찌라시와 물티슈를 돌리게 하고, ‘피 한 방울로 암을 치료하고 예방한다’는 허황된 광고로 시민들의 건강염려증을 자극하여 병원으로 유인했다”고 폭로하며 “지난 12년간 인천성모병원에서 어떤 비리가 있었는지, 어떤 노동인권탄압이 일어났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한다.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의 새로운 병원을 만들어야한다”고 덧붙였다.

홍명옥 지도위원은 “12년 만에 경영진이 교체됐다. 우리는 12년간 그들과 단 한차례의 대화도 해보지 못했다”며 “인천시민에게 사과하라. 인천성모병원 노동자에게 사과하라. 꼬리 자르기 하지 말고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그래야만 인천성모병원이 새롭게 나아갈 자격이 주어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이인하 민주노총 인천본부장과 양승조 인천시민대책위 공동대표도 참가하여 지역차원에서도 함께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더불어 결의대회에 참가한 보건의료노조 각 지역본부와 지부들은 인천성모병원지부에 투쟁기금을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사진=보건의료노조

이후 보건의료노조는 인천성모병원 앞으로 이동하여 캠페인을 벌였다. 퇴근하는 인천성모병원 직원들과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피켓팅을 하며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는 내부비리와 병원의 돈벌이경영과 직장 갑질 행태를 널리 알리는데 주력했다.

마무리 집회에서 김은선 인천성모병원지부 여성부장은 “저희들은 그냥 평범한 시민이고 평범한 가정의 엄마이고 평범한 딸, 아들들이다. 강성이라서 버티고 있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삶의 질을 바라는 마음으로 견디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이 경영을 맡으신 병원장께 부탁드린다. 지금부터라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성경 구절 ‘종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라’는 말씀을 지켜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여기 함께 해주신 동지들의 사랑으로 승리할 때까지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돈벌이경영 중단! 병원갑질 근절! 민주노조 사수! 해고자 복직!

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촉구 보건의료노조 투쟁 결의문

 

진실이라는 무기는 실로 힘이 세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을 인수한 이래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우리가 수많은 아픔을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옳은 길을 걷고 있다는 신념,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천주교 인천교구 박모 신부의 비리의혹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고, 철옹성 같던 박모 신부와 교구의 카르텔에 균열을 내고 마침내 경영진을 교체해 낸 데에는 정의와 진실을 향한 우리의 끈질긴 투쟁과 많은 이들의 용기와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병원 경영진이 교체되었고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도 동지를 잃은 아픔을 딛고 현장의 노동조합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8년 인천성모병원의 투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박모 신부가 남긴 적폐와 부역자들이 병원의 주요 요직에 그대로 자리한 채, 여전히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으며 우리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용노조까지 만들어 직원들을 기만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인천교구는 박모 신부를 휴양조치한 것 외에 그 어떤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의 수차례의 면담요청을 거절해 온 인천교구는 사건이 커질대로 커진 지금 이 시점에도 시민사회의 대화요구를 묵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꾸준히 제기해 온 박모 신부의 돈벌이경영방침과 비리의혹에 대해 인천교구가 묵인・방조해 온 결과가 지금 이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어떤 반성과 사과도 없이 대화요구마저 거부한 데 대해 우리는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분노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모진 탄압과 시련을 겪다가 하늘로 간 故이은주 동지의 정의로운 삶과 동지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12년에 걸친 병원의 극단적 돈벌이경영과 조직적이고 악랄한 노조탄압에 맞서 싸우며 민주노조의 깃발을 지켜 온 인천성모병원지부의 자랑스런 조합원들과 함께 산별의 힘으로 인천성모병원정상화와 민주노조 사수, 병원갑질 근절, 해고자 복직의 그날까지 함께 행동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인천․국제성모병원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에 나설 때 까지 인천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인천성모병원의 부당노동행위, 어용노조 설립 등 구시대적 노동탄압을 분쇄하고 민주노조 사수와 노사관계정상화를 위해 산별적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2018년에도 산별의 힘으로 인천성모병원을 비롯한 병원 내 갑질을 근절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현장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18년 1월 18일

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촉구 보건의료노조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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