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청소여성노동자들의 참담한 근무환경 심각

지난 주말 한 방송사의 뉴스에 믿어지지 않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항이며 지난 18일 새롭게 개장한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기내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여성 청소노동자들 260명이 변기 하나로 용변을 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방송화면에 화장실 용변을 보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선 청소노동자들의 모습은 정말 이게 현실인지 눈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줄서 있는 기내청소노동자들 ⓒ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제공

인천공항은 아시아의 대표적은 허브공항으로서 수차례 세계 최우수공항으로 상을 받으며 공항 이용객들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자랑스러운 공항으로 알려져 있다. 공항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시설들도 잘 정비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으로 참담하고 심각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여성노동자들은 260명이나 되는데 화장실은 한칸 뿐이다”며 “한꺼번에 화장실 이용자들이 몰리면 1시간 넘게 줄을 서있을 수밖에 없으며 화장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용변 보는 것을 억지로 참다보면 몸에 이상이 느겨지기도 한다”며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청소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탑승동 1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승객들이 이용하는 2층의 공공화장실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고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화장실은 애초에 2칸으로 설계 되었으나 청소노동자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세탁실이 부족하여 현재는 한칸만 화장실로 이용 중이다.

 

노조는 “남녀포함하면 청소인력 전체가 380명 정도인데 남성노동자 화장실도 100여명이 넘는 인원에 소변기는 고작 2개만 배정되어 있다” “화장실문제는 여성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 노동인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알려왔다.

 

인천공항 2터미널은 폭증하는 물류처리와 원활한 승객수송을 위해 새롭게 개장되었지만 공항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휴게실, 화장실 등의 근무환경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 부족문제에 대해서 한국공항(주)의 하청업체인 (주)이케이맨파워는 사무실의 빈공간을 확보해 3칸의 화장실을 3주 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노조는 회사에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인천공항은 비규직 비율이 85%에 달하는 공공사업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처음 방문한 사업장이다.

 

기내청소 남성노동자들도 화장실이 부족한건 마찬가지로 소변기는 100명에 고작 2개 뿐임ⓒ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제공
변변한 휴게실에서 쉬지 못한는 청소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제공
변변한 휴게실에서 쉬지 못한는 청소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제공

 

휴게실이 없어 비닐을 씌우고 온풍기를 작동시킨 청소노동자 ⓒ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제공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