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잡는 ‘델타메트린’ 성분, 매뉴얼 등 종합대책 마련 시급

지난 22일 노동부, 산업안전공단, 대한항공 등이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 안전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사진=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들이 위험한 방역 살충제에 노출된 채 소독 작업을 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내부를 청소하는 노동자 6명이 기내 소독을 위한 방역 살충제 살포 후 후속작업을 위해 객실에 들어갔다가 호흡 곤란, 피부 발진 등을 호소하며 5분도 안 돼 쓰러진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사건이 6개월 후인 2월 초에 알려졌다는 사실이다. 청소노동자들이 들이마신 소독약에는 모기 등 해충을 잡는데 쓰이는 ‘델타메트린’ 성분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델타메트린은 독성이 심하지 않지만 높은 농도로 들이마시면 질식 가능성이 있어 소독 작업자들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실시한다.

지난 22일 공공운수노조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실시한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 안전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중독 사고발생의 종합적인 원인규명 노력이 없고 ‘잔류량 평가로 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어 문제이며 △원인규명을 위해 그린온의 작업방식의 변경 가능성 등을 살피고 유제, 희석재 관리대장 등 확인이 필요 △원하청(대한항공-카스-이케이-그린온)간의 기화소독 시행(시간변경 등)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전무해 소통체계에 대한 전면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인력파견업체 ‘이케이맨파워’ 소속으로 대한항공 자회사인 (주)한국공항에서 기내 청소를 위탁받은 그린온 등 하청회사들은 ‘누군가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찬무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은 “대한항공의 기존 매뉴얼은 소독작업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조업시간이 부족한 항공기 스케줄이지만 반드시 준수 될 수 있는 강제력 있는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실시된 실태조사(기화소독 매뉴얼 신뢰성 평가 및 작업환경평가 예비조사)에는 △노동부(중부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과 감독관) △산업안전공단(산업보건연구원팀) △대한항공(항공기정비지원 팀장등) △한국공항(주)(안전보안팀 과장등) △이케이맨파워 △노조(정찬무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 김태일 공항항만운송본부 한국공항비정규지부장) 및 현장 조업인원 등이 참여했다.

한편 노동부와 산업보건연구원은 이번 예비조사를 통해 파악한 작업상황과 간이측정, 채취 시료를 근거로 3월 16일까지 시료채취 방식과 분석방법을 결정하고, 3월 19일~30일 중에 진행을 목표로 3회에 걸쳐 △잔류랑 평가(공기중 기화소독제 평가/실시간 에어로졸 분포 모니터/청소작업중 노출량 평가) △환기방식에 따른 환기효율 평가(자연환기/공조기 가동시) 등의 내용으로 본조사를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노동부, 산업안전공단, 대한항공 등이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 안전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사진=공공운수노조)

 

지난 22일 노동부, 산업안전공단, 대한항공 등이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 안전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사진=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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