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노동자 전자파로 인한 직업병 인정, 건설노조 국회 기자회견

지난 2월 27일, 근로복지공단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6년 동안 전기를 만지며 일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전기 노동자에 대한 산재를 승인했다.

22,900v의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직접 만지며 일하는 '직접활선공법'으로 인해 하루종일 전자파에 노출되는 전기 노동자의 작업환경과 백혈병의 연관성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자파가 직업병 사유로 인정된 첫 사례이자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과로서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건설노조는 3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직접활선공법 폐지, 배전 전기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 역학조사 및 특수건강검진 실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노동과세계

 

직접활선공법이 직업병을 일으키는 것이 인정됨에 따라 건설노조는 3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직접활선공법 폐지, 배전 전기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 역학조사 및 특수건강검진 실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한국전력이 직접활선공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 직접활선공법에 따른 작업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와 한전이 전기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가장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나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원희 건설노조 부위원장(전기분과위원장)은 “한강성심병원으로 가 보라. 산재로 팔다리가 잘리고 화상을 입어 절규하는 전기 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직접활선공법 때문에 다치고 죽어간 노동자들만 수백명에 달한다”며 “공기업인 한전이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시키고 나몰라라 하는 생명경시 풍토를 하루 빨리 없애고 간접활선공법 도입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과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함께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소하 의원과 민중당 정희성 부대표는 한 목소리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을 환영하며 후속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판결에서 산재가 승인될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이철갑 교수는 “지금까지 전기 노동자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면서도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전무하였다. 이제라도 전기 노동자들에 대한 특수건강검진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전기 노동자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전력이 직접활선공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 직접활선공법에 따른 작업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와 한전이 전기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가장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나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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