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학교비정규직도 #ME_Too(미투)'

교육공무직본부가 용기있는 고백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들과 손잡고 모든 폭력과 차별에 맞서 투쟁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최근 ‘나도 피해자’라며 자신이 겪은 성범죄를 고백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는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회 어느 곳보다 인권이 존중되고,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해야 할 학교에서도 성폭력과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학생·여성·비정규직 등에서 폭력과 차별이 행해진다”면서 “이중으로 차별받고 있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바꿔내기 위한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에서의 성희롱·성폭력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504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비정규직의 21%가 직접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희롱·성폭력을 직접 목격했다는 응답자도 31.9%나 됐다. 그럼에도 학교 내 성폭력 상담창구는 없거나 학교비정규직에게는 열려있지 않았다. 또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성희롱 예방교육도 비정규직은 받은 적도 없다.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인 50%가 ‘불이익이나 주변 시선이 두려워서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싫다는 의사를 밝히고 중지를 요구했다'는 응답자는 32.5%에 그쳤다.

이지순 서울지부 지회장은 학교 실태 현장발언을 통해 “성희롱 판정 받은 장학사가 징계없이 교장발령을 받았고, 신고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부당해고와 부당전직을 당했다”, “교장 선생님이 조리실무사들에게 조리복이 아닌 비키니를 입히면 밥맛이 더 좋아지겠다고 했었다”, “60대 교장 선생님이 20대 비정규직 집앞에서 기다렸다가 저녁식사를 빌미로 단둘이 데이트코스를 밟으며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종이 한 장 주고, 성폭력 교육을 연수했다고 하는 학교가 대다수이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게 되어있는데도 학교 실정상 교직원 연수에 참여하지 못한다”, “팔, 어깨를 계속 만져서 항의했더니 ‘아줌마라서 괜찮을 줄 알았다’며 변명하는 모습에 더 기분이 나빠졌다”는 등의 실제 사례를 전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정부를 향해 △여성가족부와 교육부는 제대로 된 실태조사 실시할 것 △교육청·학교의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제대로, 충분히 신설할 것 △성폭력 근절을 위해 기존의 형식적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혁신하고, 예방교육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안명자 본부장이 기자회견 취지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공공운수노조 서진숙 부위원장이 여성 비정규직노동자도 미투 운동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이지순 지회장이 학교 실태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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