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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이 겪은 폭력과 차별, 2018분 동안 말하다22일 아침부터 23일 밤까지,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2018분 미투 이어말하기’, '성차별, 성폭력 끝장 문화제'
  • 노동과세계 안우혁
  • 승인 2018.03.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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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2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성폭력·성차별을 끝내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 22일 오전 09시 22분부터 시작되면서 금일 ‘성차별, 성폭력 끝장 문화제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촛불문화제로 이어진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2018년에는 성폭력·성차별을 끝내자는 취지로 열린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가 22일 목요일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스와 SNS를 통해 이어말하기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청계광장을 찾은 180여명의 발언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성차별과 성폭력 피해 경험을 나누며 “네가 겪은 일이 곧 내가 겪은 일”임을 확인했다. 민주노총 여성 조합원들도 함께해 자신이 겪었던 성차별, 성폭력 경험과 직장 내 성폭력에 대응해 노동조합을 만들어 싸웠던 일을 말했다.

22일 저녁 발언자로 나선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은 “자부심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닥친 건 비정규직이라는 노동환경이었다. 하청업체 소속 승무원들을 술자리에 불러 블루스를 추자며 껴안았다. 일자리가 걱정돼 아무 말도 못했다. 피해자 여성 퇴사하는 상황이 지금도 발생하고, 아무리 애써도 남성과 동등할 수 없는 구조가 지속된다. 성차별, 비정규직 문제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KTX가 바로잡히길 바라며 싸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23일 오전 9시부터는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 서비스연맹 이경옥 사무처장을 비롯해 민주일반연맹, 전교조, 건설산업연맹, 사무금융노조 조합원들이 발언자로 나섰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수경 여성국장은 “여성들은 오래 전부터 민주노조의 주축이었지만 최근 들어 성희롱 피해를 겪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조직되는 추세다. 자본가 뿐 아니라 일터에서의 남성권력과 싸우면서, 직장 내 성차별에 대응하면서 노동조합은 성장하고 강해진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은 “조직의 입장과 저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를 적어 왔지만 여러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제 안에 감춰져 있던 기억들이 떠올라 끊임없이 볼펜으로 적게 되었다”며 남성중심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겪었던 일들을 말했다.

이어 “남성의 언어로 길들여진 세상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의 언어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그 자체로 힘이 생긴다. 성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권력관계, 갑을관계가 있는 모든 곳에서 발생한다. 미투 운동이 일부 저명인사를 끌어내리는 것에 머무르지 않도록, 성적인 억압구조를 바꾸고 우리의 일상을 변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 사무금융노조 조합원은 “회사 안에서 고무적인 일들이 있었다. 사내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미온적 대처만 해오던 회사가 최근 성희롱 사건이 벌어지자 노조를 찾아와 가해자에 대한 감사와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고 그 절차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 30년 동안 일하면서 보지 못했던 일이다. 이제야 뭔가 가능성이 열리는구나 싶다.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저도 더 용기내어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은 “서산톨게이트에서 요금수납원으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다. 관리직과 운영자는 거의 남성이다. 고된 일은 사실 여성 수납원들이 하는데, 임금 차별이 심하다. 차량 한 대가 톨게이트를 지나가는 데에는 30초도 안 걸리는데, 그 30초 동안 많은 일들이 있다. 언어 폭력과 기분 나쁜 신체접촉이 이뤄지고 심지어 성기를 노출하는 사람도 있다. 아직도 존재하는 일이다”며 톨게이트에서 요금 수납을 하는 여성 노동자에게 남성 운전자들이 벌이는 성희롱을 증언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관리자들이다. 회식자리에서 있었던 성추행을 지적한 뒤로 업무를 사사건건 문제삼아 괴롭히며 저보고 ‘애교를 기르라’고 했다. 참을 수 없어 동료들과 노조를 만들어 싸웠다. 나이에 상관없이 여성노동자들에게 반말하며 하대하던 사람이 노조가 생긴 뒤에는 그러지 못했다. 전국에 톨게이트가 300 곳이 넘지만, 노조 가입률은 10% 미만이다. 노조가 없는 톨게이트는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저도 어린 시절 중년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이후 중년 남성의 옆에 서있는 것조차 두렵고 힘들던 때가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툭툭 털어내고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으로 살고 싶다. 미투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말하기 대회가 열리는 광화문 청계광장 한켠에는 가벽을 설치해 대자보를 붙이는 공간도 마련됐다.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가 끝나는 저녁 7시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가 열린다. 저녁 8시부터는 청계광장 - 광화문 - 안국동 사거리 - 인사동 - 종각역 - 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행진이 시작된다.

일터, 가정 등 한국사회 곳곳에서 만연한 성폭력‧성차별을 올해에는 근절하자는 취지로 열린 이 집회는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했다. 전 사회적 연대를 모아 미투 운동에 대한 반격(백래시)을 차단하고, 성차별·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대응체계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공동 단위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제안으로 민주노총을 비롯한 337개 여성·노동·시민단체와 161명의 개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에 참석한 여성노동자의 이야기가 적힌 대자보가 붙어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가 진행되고 있는 청계광장 한편에 대자보 벽이 세워진 가운데 참석자를 비롯한 지나는 시민들이 여성들이 직접 매직으로 쓴 자신들의 경험을 담긴 글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대자보와 피켓들을 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오전 9시경부터 청계광장에 마련된 발언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노동과세계 안우혁  egaliberte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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