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 글로비스-모비스 합병안 비판…“지부 동의 없는 현대모비스 분할, 합병은 단협 위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하부영)가 3월 2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비판했다. 지부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차 정몽구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를 위한 내용이라며 결사반대 견해를 밝혔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3월 28일 현대-기아차 불법파견과 일감몰아주기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임연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현대차그룹이 28일 발표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모듈/AS 부품 부문 합병안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의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이 같은 시도는 글로비스의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주가 상승을 유도해 매각하기 위한 수순이며, 글로비스 최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불법 특혜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차지부는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이 황제경영 철폐와 재벌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라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회사 기회 편취와 사익추구로 재차 귀결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청와대 등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 당국은 현대차 재벌의 사익추구를 위한 순환출자 개편 시나리오에 강력히 대처하고 규제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월 28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이사회를 각각 열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회사를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 부품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 했다. 현대글로비스 이사회는 모비스의 인적분할로 분리한 모듈-AS 부품 사업 부문을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매각한 돈으로 기아차가 보유한 16.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의 지분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한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 지분 최대 29.92%를 확보해 대주주로 현대차그룹을 지배한다는 시나리오다.

인적 분할된 현대모비스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글로비스를 지배하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그림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인적분할 하겠다는 모듈-AS 부품 사업 부문은 2000년 2월 현대자동차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지부 동의 없이 현대모비스에 일방 합병한 부문이다. 현대차지부는 현대모비스가 모듈-AS 부품 사업 부문을 분리하면 원래 자리인 현대자동차에 합병하는 게 정상 절차라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차지부는 현대차 그룹이 노조 동의를 얻지 않고 현대모비스 모듈-AS 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면 현대차 단체협약 39조(승계 의무), 40조(하도급 및 용역전환), 41조(신기술도입 및 공장 이전, 기업양수, 양도)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2사 1 노조 형태로 현대차지부의 단체협약을 적용받고 있다.

정몽구 회장 일가가 2001년 설립한 현대글로비스는 중소 영세 물류 업체(신차 탁송업체)를 상대로 다단계 중간착취해 성장한 부도덕한 기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부문 48.08%, CKD 부품부문 38.57%, 기타 13.35%의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현대글로비스의 2017년 기준 매출액은 16조 3천5백억 원, 영업이익 7,271억 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재벌 일가의 회사 기회 편취를 통한 사익추구의 대표적 사례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입법을 촉발했던 대표 기업이기도 하다. 한국 재벌 편법 증여의 상징으로, 악덕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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