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성희롱 겪었다’ 응답한 기간제교사 54.5%

“부장교사가 회식 때 엉덩이를 만짐. 이를 알렸더니 가해자가 업무상으로 많은 제재를 가하고 압박함. 교장은 나에게 다른 학교로 가라고 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됨.”

“학생이 수업시간에 입에 담지 못할 성적 표현을 기간제 교사에게 여러 차례 한 것을 관리자에게 알렸으나 특별한 조치 없었음” “부장교사가 안마 및 마사지를 시킴”

3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기간제교사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보고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노동과세계

기간제교사들이 학교에서 관리자에게 당한 성희롱‧성폭력 경험을 증언했다. 3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기간제교사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보고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기간제교사노조)은 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기간제교사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조사는 기간제 교사들에게 구글 설문조사 링크를 전송해 이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112명이 이 조사에 답했으며 총 40건의 피해사례가 제보되었다고 기간제교사노조는 밝혔다.

기간제교사노조가 발표한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중 기간제 교사로 일하며 성희롱을 경험한 사례는 40.2%이며 성폭력을 당한 사례는 14.3%에 달한다.

기간제교사노조는 기간제교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성희롱은 불평등한 권력관계와 고용형태로 인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기간제교사노조 박혜성 위원장은 “기간제교사에게 일어나는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차별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교장, 교감, 부장교사 등 관리자에 의한 성희롱과 성폭력이 73.6%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간제 교사들은 비정규직이라는 불리한 조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60.9%가 피해를 입었음에도 재계약 등의 불이익이 두려워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고, 17.4%가 주변 시선이 두려워 알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기간제교사들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고 인권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앞으로 부당한 일에 맞서 적극 나설 것”이라며 △기간제교원 임용권은 학교장이 아닌 교육감이 행사할 것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제대로 된 피해자 신고센터 설립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개인은 문제해결을 위해 외롭게 증언하고 홀로 싸워야 했다. 다행히 기간제교사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조직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 노동과세계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개인은 문제 해결을 위해 외롭게 증언하고 홀로 싸워야 했다. 다행히 기간제교사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조직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또한 봉혜영 부위원장은 “기간제교사 성희롱‧성폭력 문제는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 때문에 발생한다. 정규직을 미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용안정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 기간제교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성희롱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 피해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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