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청와대 앞에서 국가권력 동원한 이명박, 박근혜 노조파괴행위 규탄 기자회견

“발레오로부터 시작된 KEC, 상신브레이크 등 경북지역 노조파괴는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을 거쳐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모두 같은 시나리오로 당했습니다. 정부가 기획하고 노동부가 묵인하고 자본은 활개치며 노동자들을 괴롭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촛불 정신 계승한다고 하셨지요. 부당노동행위 엄단한다고 하셨지요. 이 자리에 서 있는 노동자들 요구를 들으셔야 합니다. 저희는 국가권력의 노조파괴로 생존과 권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을 당한 노동자들입니다.”

10일 오전 민주노총은 청와대 앞에서 국가의 노조파괴 행위를 규탄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노조 사업장 노조파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법 폐기 ▲노조파괴 피해 원상회복 ▲국정원 감찰보고서 전면공개를 요구했다. ⓒ 노동과세계

 

이명박 정권 시기였던 2010년, 노조파괴를 당한 이종희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장의 말이다. 당시 국정원은 파업 중인 조합원들을 사찰해 그 정보를 사측에 전했고, 노동부는 사측이 새벽에 신고한 직장폐쇄를 곧바로 승인해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국가, 기업, 노조파괴 컨설팅 업체의 공동기획이었다.

뇌물 수수와 다스 자금횡령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기소되었지만 검찰은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반드시 물어야 할 노조파괴 범죄는 아직 묻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노조파괴로 피해를 입은 조합원들과 투쟁단을 구성해 4월 10일 하루 동안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항의 서신 및 접견 신청을 하고, 노조파괴 국정원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1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복수노조 사업장 노조파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법 폐기 ▲노조파괴 피해 원상회복 ▲국정원 감찰보고서 전면공개를 요구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명박은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복수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했다. 사용자가 이 제도를 악용해 어용노조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2010년부터 창조컨설팅의 기획에 따른 노조파괴가 이어졌고 이명박 정권이 국정원을 이용해 제3노총 설립을 주도하고 노조파괴를 정략적으로 자행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교조 김동국 부위원장은 “작년 12월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노조파괴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어떤 증거가 더 필요한가. 이미 국정원의 노조파괴 공작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영역이다.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적폐청산을 좌고우면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 즉각 행정조치해서 전교조 법외노조를 철회하라“고 말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영남대의료원지부는 2006년부터 창조컨설팅에 의해 조직이 파괴된 곳이다. 800여 명의 조합원에게 강제로 탈퇴서를 쓰게 하고, 56억 원의 손배가압류를 청구했다. 간부들은 2억원씩 가압류를 당했다. 이 모든 것이 국가의 묵인과 자본의 폭력에 의해 이루어졌다. 12년째 해고생활로 고통받는 조합원들이 있다. 그 고통을 되돌려 놓기 위해 투쟁중이고 꼭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수인번호 716번을 달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민원 서신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KEC, 발레오만도, 세종호텔 등 이명박 정권 시기 노조파괴 피해를 입은 사업장의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파괴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엄벌을 받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신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냈다.

 

KEC, 발레오만도, 세종호텔 등 이명박 정권 시기 노조 파괴가 진행됐던 사업장의 조합원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낼 항의 서신을 적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어 참가자들은 서울 서초동 국정원 앞으로 가서 노조파괴 진상규명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국정원이 노조파괴 행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밝혀졌지만 국정원의 적폐청산을 위한 감찰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발표될 감찰보고서의 내용이 축소 공개되지는 않을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늘의 투쟁을 시작으로 국가기관의 노조파괴와 적폐청산 투쟁을 이어가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음지에서 일하면서 양지를 지향하는 국정원이 사실 음지를 지향했다. 국정에도 관여하고 자본의 편을 들어 노조를 파괴하고 있었다. 국정원 감찰팀의 노조파괴 행동 조사 결과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어떤 프로세스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려고 했는지 공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국정원 앞에선 노조파괴 진상규명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국정원이 노조 파괴 행동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밝혀졌지만 국정원 적폐청산을 위한 감찰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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