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 정규직 전환 합의…“노조 인정받고 삼성과 직접 교섭한다”

삼성이 4월 17일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이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만들어 노조에 가입하고, 끈질기게 투쟁해 4년 9개월 만에 이뤄낸 쾌거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2017년 1월 18일 금속노조 신년 투쟁 선포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을 비롯해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노조는 전환 대상자를 7천여 명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나두식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이 삼성그룹이 80년 동안 철옹성같이 유지한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는 승리를 거뒀다”라고 선언했다. 라두식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가 삼성을 감시하고, 삼성그룹 전체로 노동조합 활동을 확장하겠다. 노동자가 중심으로 서는 삼성그룹으로 바꾸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가 맺은 합의서는 ▲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한다 ▲회사는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 직접 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한다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한다 ▲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양 당사자는 본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는 4월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의견접근 합의서를 승인했다.

오기형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정책위원은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맺은 합의서에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지회와 교섭하겠다고 명시했다. 삼성이 자신의 계열사에서 민주노조를 인정한 첫 사례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벌인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이런 불법 행위에 그룹 미래전략실이 관여했다는 물증이 나왔다. 삼성은 더는 불법파견과 노조파괴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지키는 투쟁 과정에서 삼성의 탄압으로 두 명의 열사가 세상을 떠났다. 최종범 열사가 2013년 10월 31일 원청의 표적 감사 대상이 되고, 인격 모독과 임금 줄이기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염호석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은 2014년 5월 17일 ‘승리의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삼성의 노조 파괴가 아니면 없었을 죽음이다. 삼성은 경찰을 동원해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탈취하는 등 노조 탄압을 위해 온갖 불법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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