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민주노총 조직확대 기자회견···1년 사이 조합원 76,447명 증가

민주노총이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서울 중구 정동길 로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촛불항쟁 이후 민주노총 조직 확대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노조 조직률 10%에서 20%로 늘리려면 노조 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조합원수가 1년 사이에 76,447명 확대되며 조직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200만 민주노총’을 표방하고 올해 당선된 ‘김명환 집행부’가 그동안 한계로 지적돼온 국내 노동자 대비 ‘조직률 10%’를 넘어 '20%대'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정동 로터리 ‘봄봄봄’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터에 촛불을 켜다, 민주노조! 2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연다.”면서 “민주노총이 목표로 하는 ‘200만 민주노총 시대’의 현실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민주노총이 발표한 조합원수 76,447명 증가는 최근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수는 1995년 설립(41만명) 이후 5년만에 67만명으로 증가했다가 15년 이상을 ‘정체기’로 지냈다. 하지만 촛불항쟁 이후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민주노총 남정수 대변인은 “촛불항쟁 이후 일터 민주화에 대한 요구,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항쟁에서 민주노총의 주도적 역할에 따른 대중적 신뢰 제고, 민주노총 각 가맹조직들에서 추진된 지속적인 조직 확대, 전략조직사업의 성과의 결과물”이라면서 “여전히 노조조직률은 10%대 수준이지만, 노조 조직률 20%시대 앞당기기 위해 노조 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 ‘갑질 문화’도 노조 결성의 사유가 되고 있다. 재단 행사에 간호사들이 동원돼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해 논란이 됐던 한림대병원이 그 사례다. 보건의료노조 채수인 한림대의료원지부장은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해 힘들어했지만 개개인별로는 해결이 안됐다”면서 “노조를 설립해 지금은 단협을 체결 중이지만, 병원 갑질문화를 완전히 바꿔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 증가세가 뚜렷한 것도 특징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규 증가로 확인된 191개 사업장 중 184개에서 정규직사업장은 61.4%, 비정규직 사업장은 38.5%로 나타났다. 2017년 1월 현재 민주노총 총 조합원수 중 비정규직 조합원 비율 24.1%보다 14.4%나 증가한 결과다.

국내 노조 조직화가 노동자 주체들의 노력만 갖고 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 대변인은 “신규 가입 사업장들 중 12.3%가 교섭을 끝냈을 뿐 나머지는 교섭 해태, 소송 등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어도, 노조 활동을 정착시켜 나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조항을 비롯한 노동법 독소조항의 철폐 등 법제도 개선과 제대로 된 근로 감독 등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촛불항쟁 이후 민주노총 조직 확대 현황 발표 기자회견'에서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이 목표로 하는 '200만 민주노총 시대'의 현실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이 노조 조직확대 현황에 대해 1년 사이 76,447명이 확대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조합원수 현재 81만 명···공공, 금속 등 모든 업종 증가세

4월 30일 배포된 민주노총 보도자료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1995년 11월 출범 당시 41만8천여 명에서, 2018년 4월 현재 81만1천여 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특히 촛불항쟁이 한창이던 2017년 1월 이후 민주노총 가입이 크게 늘었으며, 7만6천여 명이 새로 민주노총에 합류했다.

특히 이러한 증가세가 민주노총은 물론 거의 모든 가맹조직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가맹조직 내 지속적인 조직 확대 노력과 전략조직사업의 성과들이 일정한 정세 변화 속에 구체적 결과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공운수노조의 경우 2017년 한 해 동안 20,109명의 조합원이 증가했고, 이 중 1만3천여 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진숙 부위원장은 “서경지부 KDB산업은행 본점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꾸준한 상담활동을 통해 분회를 결성했다”면서 “노동조합이 저절로 결성되지는 않는다. 실천이 중요하다. 30만 조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의 경우 2017년 1월 이래 현재까지 49개 사업장이 신규로 조직되고 1만8천여 명의 조합원이 증가했다. 2001년 금속산별노조 출범 이후 13년 동안 201개 사업장, 2만2천여 명의 신규 조직화가 이뤄졌던 것에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모비스 안산지회의 경우 6개월에 걸쳐 297명 조합원 대부분이 조직에 가입됐는데, 일반 노조 직책명이 아닌 ‘청년부장’등의 활력 넘치는 명칭을 사용해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비스연맹은 마트 산업 노동자 조직화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이후에만 33개 마트에서 5,561명의 조합원 증가가 있었다. 서비스연맹 이경옥 사무처장은 “16.7% 최저임금 인상으로 마트 노동자들이 관심을 갖고 노조 문을 두드리고 있고 조직화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내 화장품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열악해서 현재 조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중견 대학병원, 요양병원, 지방의료원, 특수병원 등에 걸쳐 23개 사업장 5,520명의 신규 조직화를 포함, 1만3천여 명의 조합원이 증가했다. 특히 ‘직장갑질 119’를 통해 열악한 노동조건이 드러난 바 있었던 한림대 성심병원을 노조 차원의 집중적인 조직화와 전략 캠페인을 통해 조직한 것이 큰 성과로 주목된다.

이외에도 대학노조의 경우 2017년 1월 이후 18개 대학에 걸쳐 정규직은 물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까지 1,005명이 조직되었고(17% 증가) 민주일반연맹은 지방공단과 지자체 등을 포함해 3,500여 명이 증가했다. 사무금융연맹의 경우 정보통신 업계의 주요 사업장들을 포함하여 1천여 명의 신규 조합원이 조직됐다.

또한 언론노조는 방송작가유니온을 포함하여 7개 사업장(지부)에서 459명의 신규 조직화가 있었고, 화학섬유연맹은 파리바게트 조직화와 2017년 촛불 상황을 거치면서 최근 네이버에서의 노조 설립을 포함해 24개 사업장 5,611명의 신규 조직화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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