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건설산업연맹 건설기업노조 통일위원장

봄이 이렇게 뜨겁게 온 적이 있을까?

평창의 차디찬 겨울부터 불기 시작한 한반도의 봄이 마치 뜨거운 여름처럼 우리 몸과 맘을후끈거리게 하고 있다.

언제나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것이 우리들의 속설로 있었고 ‘역시나’로 끝나는 일들이 우리들의 미소를 지워버리곤 했지만 이번만은 왠지 그 기대를 넘어 성큼 다가온 현실로 느껴진다.

군사분계선을 남북의 정상이 손을 잡고 오가고. 익히 알고 있었지만 평양냉면이 평화의 전령으로 오고, 대동강 물과 한강 물로 식수를 하고,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던 도보다리에서의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평화롭고 인상적인 독대의 모습.

한 순간 한 순간 숨이 멈춰지고 감동과 감격의 흥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보여주는 감동에 머무르지 않고 두 정상이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선언된 판문점 선언은 겉으론 잔잔했지만 그 깊은 심해에선 뜨거운 용암이 꿈틀거리는 것이었고 그 활화산의 절정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현상만을 보고 속단하고 예단하며 자신들의 불안한 속내를 감추려 하는 세력이 있지만 이는 이내 사라지는 안개와 같을 것이며 거대한 용암 앞에 녹아 없어질 것이다.

침목이 하나하나 놓이고 철길이 열려야 기차가 달려가듯이 이제 이렇게 찾아온 한반도의 봄은 동서로 달리는 기차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활짝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

북미로 가는 길목에서 남과 북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모습과 결과를 세계를 향해 선언했다.

선언은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있어 향후 전개될 남북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에 어떠한 변화와 역사적 사건들이 펼쳐질지 그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제는 정부 주도의 외교와 더불어 이후 전계될 남북교류와 실질적 이행에 있어서 민간과 노동의 역할에 힘이 실려야 하고 다양하지만 체계적인 교류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사결정기구를 단순화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하여 부작용이나 혼란이 발생되지 않도록 차분하면서도 ‘기획적’이어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갈급했던 남북관계 개선에 갈증을 단숨에 해소하려 한다면 또 다른 역작용이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병목 현상 시 차량들이 양보하며 한 대씩 한 대씩 소통하듯이 우리 모두 가야할 길을 질서 있게 열어가야 할 것이다.

철조망이 노랑나비의 날갯짓에 꽃으로 변해가듯이 부드러우면서도 생명력 있는 날갯짓으로 다가온 봄을 맞이하고 운명적으로 올 가을을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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