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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기 위원장 “구속된다 하더라도, 투쟁하는 게 옳은 일”
  • 노동과세계 강상철
  • 승인 2018.05.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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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세계>는 5월 3일 경찰에 자진 출두한 건설산업연맹 장옥기 위원장을 지난 4월 27일 농성하고 있던 건설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직접 심경을 들어봤다. 이 인터뷰 기사는 그날 작성된 글이다.]

건설산업연맹 장옥기 위원장이 경찰 자진출두 하기 전 지난 4월 26일 노조 사무실에서 '노동과세계'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자원은 현장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 이걸 국가가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야 한다. 감옥살이 가는 게 뭐가 두려워서 투쟁을 못하냐. 깨어있는 사람들이 앞서가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로 양극화 사회가 됐을 때 고민을 더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든 누구든 돌아보는 삶이 안 되면 다 똑같다.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삶을 넘겨 줄 것인지 노동도 고민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잘 단결해서 팩트를 갖고 투쟁해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

5월 3일 검찰에 자진 출두를 앞두고 있는 장옥기 위원장. 지난 3월 초부터 거의 두 달을 연맹 사무실에서 철문을 닫고 ‘감옥살이’를 했다. 수염은 덥수룩했지만 눈빛은 또렷했다. 심근경색 약을 복용하면서도 언변엔 막힘이 없었다. 장 위원장은 “심경에 특별할 것은 없다. 지금까지 꾸준히 생활해왔고, 동지들이 투쟁을 잘하는 것이 위원장이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약하다거나, 권력과 자본에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장 위원장에게 이번은 다섯 번째 구속이 될 예정이다. 1987년(광양제철소 정비)부터 1994년(덤프운전 해고), 1995년(지부장 시절), 2015년(철탑 농성투쟁)을 거친 파란만장한 건설노동자의 길을 걸었던 그였다. “하등 겁날 이유가 없다. 투쟁을 안 하면 구속되는 일은 없겠지만, 투쟁하는 게 옳은 일이다.”고 그는 잘라말했다.

구속 사유가 된 작년 11월 28일 마포대교 집회는 그에게 절박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때문이다. 장 위원장은 “작년에 새정부와 노정교섭 국면에서, 건설연맹이 자력으로 노정교섭을 해서 행정조치 19건, 입법 20건을 진행시켰다”면서 “투쟁이 끝나고 나서 퇴직공제부금이 1천원 인상됐다. 4800원은 조합원이 가져가고 200원은 기금으로 사용된다. 하루 5천원씩 적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옥기 위원장이 경찰 자진출두 하기 전 노조 사무실에서 '노동과세계'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투쟁의 성과는 건설노동자들에게 절박한 ‘일자리’ 문제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자리위원회가 내놓은 ‘건설산업 일자리 12.12 개선대책’이 그것이다. 장 위원장은 “작년에 힘있게 해서 국회나 정부가 두려워하는 측면도 있다. 올해 총파업투쟁을 준비해서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건설노동자들이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투쟁해 온 것이 바탕이 됐기에 새정부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건설산업연맹을 지휘하고 있는 장 위원장은 늘 옆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동지들’을 걱정한다. 지난 3월 5일 구속영장 청구가 있던 날 시작한 농성부터 식사는 늘 동료들이 밥을 4층 사무실까지 올려다줘서 해결했다. 세끼가 부담스러웠는지 아침은 안 먹는다고 했다. 농성 사무실 4층은 오히려 늘 바쁘다. 연맹 중집 월 1회, 연맹 상집 월 2회, 건설노조 상집이 매주 있다. 장 위원장은 “사실 회의가 많아서 바쁘지만 무엇보다 옆을 지키고 있는 동지들이 더 고생”이라고 털어놓았다.

장 위원장에게는 ‘롤 모델’이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다. 장 위원장은 “자본과 타협하지 않고 맞서 바꿔가야 한다. 박근혜 투쟁 하는 것 보고 알게 됐지만, 결국 노동자들이 자본에 맞서 제대로 투쟁하게 되면 자본이 손들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건설노동자들에게 기대를 거는 장 위원장은 “건설노동자는 어느 정권 가리지 않고 투쟁해왔다.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바뀔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건설노조는 상반기에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건설산업연맹 장옥기 위원장 인터뷰 전문>

-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5일부터 영장 청구 얘기가 나왔고 7일부터 영장발부된 것으로 알고 사무실에서 농성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흘렀다. 경찰 영장 발부는 9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출두하지 않은 것은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 안 된데다 국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진출두보다는 이슈화를 위해서였다. 영장실질심사를 하는 첫 조사 때는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지만, 결국 영장이 발부됐다. 동아일보 등 보수 쪽에서 현재 정세를 돌파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편파적으로 이용한 부분이 있다. 경찰이나 청장이 국회에 불려가서 집행하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지만 영장 집행에도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 물리적인 측면에서도 그랬고, 정부가 첫 집시법 집행이라는 부담도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 5/3 기자회견 후 자진 출두한다고 했는데 심경과 이유는?

상집을 통해서 현재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건가 토론이 있었다. 언론이라는 수세적 방어 환경 하에서 공세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대세였다. 빠르게 총파업을 준비해서 상반기에 집행해 돌파하는 것이 최대로 취할 수 있는 결론이었다. 9일 중집과 19일 중앙위를 거쳐 총파업을 확정하게 되면 위원장이 안에 있어서는 사업이 불편할 수 있다. 위원장 출두가 정부에게도 당당할 수 있고,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서도 4월국회를 압박 요구하면서 공을 그쪽으로 넘기는 것이 이후 투쟁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월 임시국회가 5월 1일까지로 돼있어서 일단 그것까지는 봐야 한다. 또 노동절 때는 건설이 전국동시다발로 투쟁선포식도 계획돼 있어서 그걸 끝내고 난 5월 3일이 적당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5월 12일이면 어차피 영장집행 기간이 끝나는 날이라 그 이전인 목요일 5월 3일이 최적의 날짜라고 해서 잡은 것이다.

심경에 특별할 것은 없다. 지금까지 꾸준히 생활해왔고, 동지들이 투쟁 잘 하는 것이 위원장이 바라는 것이다. 마음이 약하다거나, 권력과 자본에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구속도 처음이 아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제철소 정비 다니면서 87년 노조 생길 때 처음 구속됐고, 94년도 광양지회 때 45살에 덤프운전 시작해서 일하다 해고돼서 3개월 살았고, 뒤에 1년 있다 지부장으로 올라와서 1년 수배와 1년 꼬박 살고 나왔고, 2015년에 기중기 조직하면서 철탑 2명이 올라갔다가 6개월 법정 구속돼서 3개월 살았고, 이번이 5번째다. 하등 겁날 이유가 없다. 투쟁을 안 하면 구속되는 일은 없겠지만, 투쟁하는 게 옳은 일이다. 국가가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한다면 구속 같은 건 안 생길 것이다.

- 3/5 사무실 농성시작 이후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어떻게 지내왔나?

식사는 동지들이 밥을 올려다줘서 먹고 있다. 아침은 안 먹고, 점심과 저녁만 먹고 있다. 사실 회의가 많아서 바쁘다. 연맹 중집 월 1회, 연맹 상집 월 2회, 건설노조 상집이 매주 있어서 회의에 바쁘다. 옥상에서 30분 정도 운동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옆을 지키고 있는 동지들이 고생이다.

-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은 무엇인가?

작년에 새 정부와 노정교섭을 했고, 건설연맹이 자력으로 노정교섭을 해서 행정조치 19건, 입법 20건을 진행시켰다. 연맹이 투쟁동력이 안 돼 중집과 상집을 거쳐서 핵심 투쟁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건설근로자고용등개선에관한법률안(건설근로자법 개정안)에 초점을 맞췄다. 토목건축 노동자는 복지시설혜택이나 노후보장이 안돼서 퇴직공제부금을 최소한 4천 원씩 하루에 적립하는 것과 국가가 1만 원 정도 하자는 것이다. 건설기계노동자들도 사업자라고 해서 포함 안 된 것을 19대 때 새누리당에서 확대하겠다고 한 것을 20대 국회 들어 홍영표 환노위 위원장이 법안으로 올리게 된 것이다.

- 작년 집회 당시 상황에서 5개월여 흘렀다. 작년 집회를 계획할 때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볼 때 변화한 건 어떤 것이 있나?

투쟁이 끝나고 나서 퇴직공제부금이 1천원 인상됐다. 4800원은 조합원이 가져가고 200원은 기금으로 사용된다. 하루 5천 원씩 적립되는 것이다. 사실 1만 원 정도는 인상돼야 한다. 일자리위원회 12.12대책이 나오는데도 영향을 줬다. 일자리 회의에서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이 있었고, 연맹이 사업하면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갔는데 투쟁 속에서 관철은 안 됐지만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힘있게 해서 국회나 정부가 두려워하는 측면도 있다. 올해 총파업투쟁을 준비해서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건설노동자들이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투쟁해 온 것이 있기에 새 정부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동의 양극화 문제에 국가가 나서서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이 민주노총의 역할이다. 정부가 노동을 분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인데, 민주노총이 빠르게 실천해 가야 한다. 건설의 경우 국가가 고용을 보장해야 하는데, 내부에서 한국노총이나 건설사들로 하여금 고용에 대해 경쟁적으로 싸움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고용에 대해서는 국가가 고민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갖고 급여를 받아가면서 일하고 있고, 건설노동자들은 국민의 세금을 갖고 공사를 하고 있다. 권력을 가진 삶보다는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는 것에 대해 국가가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촛불과 같은 투쟁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건설노조는 어느 정권 가리지 않고 투쟁해왔다.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바뀔 게 아니라서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국민의 삶을 바꾸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자기 사리사욕을 더 챙기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권력에 위치한 사람들은 연봉으로 몇 억씩 받아가지만, 건설노동자들은 1천만 원, 2천만 원밖에 벌지 못한다. 국가권력에 위치한 사람들이 돌아보고 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혁신해 가는데 건설노동자들이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기에 그런 마음으로 위원장이 됐다. 권력이 노동자들을 무시하면 당당하게 붙어야 한다. 가장 본보기가 한상균 위원장이다. 자본과 타협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바꿔가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 독재에 항거했듯이 자본독재에 맞서 투쟁을 잘해야 한다. 박근혜 퇴진 투쟁 하는 것 보고 알게 됐지만, 결국 노동자들이 자본을 상대로 제대로 투쟁하게 되면 자본이 손들 날이 올 것이다. 건설노동조합은 꾸준히 혁신하고 개혁하면서 잘 만들어갈 것이다.

자원은 현장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가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야 한다. 감옥살이 가는 게 뭐가 두려워서 투쟁을 못하냐. 산별에 있는 대표자들이 정말로 항거하는 투쟁을 하고 만들어가는 것으로 전체노동자들의 삶을 바꿔줘야 한다. 경제에도 민주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깨어있는 사람들이 앞서가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로 양극화 사회가 됐을 때 고민을 더했어야 했다. 현장에서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면 현장에 들어가게 된다. 문재인 정부든 누구든 돌아보는 삶이 안 되면 다 똑같다. 양극화를 축소하고 다음 세대들한테 어떤 삶을 넘겨 줄 것인지 노동도 고민해야 한다. 나머지 산별들도 잘 단결해서 팩트를 갖고 투쟁해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

노동과세계 강상철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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