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봉제노동자들 조직해,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지회(전태일지회) 올 11월 설립 목표

올해 11월,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전태일 열사의 이름을 딴 노조가 생긴다.

▲ 2017년 3월 31일, 9만 봉제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공동사업단이 발족했다. 봉제사업단은 1년 넘게 활동한 성과를 바탕으로 가칭 '전태일지회'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는 전태일재단(이사장 이수호), 서울노동권익센터(센터장 문종찬)와 함께 올 11월, 가칭 '전태일지회'를 설립하겠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일 공동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정책협약을 제안할 계획도 더불어 밝혔다.

화섬식품노조는 전태일지회를 '9만 봉제노동자 권익향상을 위한 서울지역 봉제노동조합'이라 설명했다. 서울지역 봉제업에 종사하는 9만의 노동자들을 조직하겠다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는 재단사 출신의 봉제노동자였다. 열사가 자기 몸에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친 이후, 그 뜻을 잇고자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씨를 중심으로 청계피복노조가 만들어진 바 있다. 준비위는 청계피복노조의 정신과 역사를 계승한다는 취지로, 청계피복노조가 창립된 11월 27일을 목표로 전태일지회 설립을 조직한다는 방침이다. 

전태일재단 박계현 사무총장은 "전태일 열사의 꿈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지역노동단체(서울노동권익센터)와 전태일재단의 의지가 스며 있다"며, "전태일지회로 명명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봉제산업은 영세사업주들이 직접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화섬식품노조 임영국 사무처장은 "일반적인 사업주와 노동자 관계로 보기 쉽지 않다"며, "사업주들과 노동자들이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라는 행정과의 협약체결을 통해 3자가 윈윈하는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는 이미 "봉제산업은 고용효과 및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대표적인 도심 제조업 사업"이라 규정하고, ▲패션지원센터 건립 ▲봉제업체 네트워크 구축 ▲작업환경 개선사업 ▲장비 임대사업 등 봉제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서울시와의 협력 관계를 위해서 준비위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9만 봉제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정책간담회 및 정책협약을 제안할 계획이다. 봉제노동자들의 요구사항 수렴 및 노조로의 조직을 위해, 다양한 SNS 활동 및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이와 같은 결실은 2017년 3월 발족한 '9만 봉제노동자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공동사업단'(이하 봉제사업단)의 결과물이다. 봉제사업단은 발족 이후 봉제업 밀집지역인 성북구, 동대문구, 중구, 성동구, 금천구 등지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봉제노동자들 중 표적집단을 선정해 집중 인터뷰를 진행하며 봉제노동자들의 현실을 기록하고 정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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