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장 배우자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 출마 관련 부산지역 노동, 시민단체 기자회견

지난 2일,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의 배우자 박문자씨가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로 공천됐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지부장 전대식)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이번 사안이 부산일보의 공정보도와 편집권 독립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사태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 공정보도 훼손을 우려하는 지역사회 기자회견

안병길 사장은 부산일보 홈페이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산골에서 태어난 흙수저인 아내의 삶과 꿈을 차마 좌절시킬 수 없었다. 평생 아내의 원망을 들을 것 같았다. 부산일보는 그 어떤 언론사보다 공정보도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으며 그 어떤 정당이나 후보도 잘못이 있다면 사정없이 보도하면 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일보 지부는 "사원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배우자를 설득하라"면서 "배우자가 말하는 '흙수저의 꿈' 뒤에 숨지 말고 결단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시민사회의 우려도 많많치 않다. 부산일보의 소유주인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그동안 불거져 왔던 편파보도 논란이 또다시 야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정수재단 박근혜 전 이사장의 대선 출마로 인해 '숙명적 여당지'라는 독자와 시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아온 부산일보가 안 사장 배우자 출마로 인해 편집권 독립을 침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박정희 부산민언련 사무국장, 전대식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복성경 부산민언련 대표

부산일보의 공정성 훼손을 우려하는 부산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후 1시, 부산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정희 부산민언련 사무국장은 "공정보도는 언론의 사명임과 동시에 독자와 유권자의 권리이며 이를 어기는 것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언론사 사장 배우자의 지방선거 출마는 누가 봐도 공정보도를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은 "언론사 사장 배우자의 출마는 언론사 역사 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권력의 탄압이나 대표의 비리가 아니라 저널리즘의 기본인 공정보도에 관한 시비가 사장 배우자로부터 야기된 문제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 지부장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라면서 "안 사장의 입장은 한 마디로 '미안한데 아내의 꿈이 소중하니 너희들(부산일보 노동자들)이 희생해라'는 것"이라며 "부산일보 구성원들이 가진 공정보도의 꿈을 희생시켜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 지부장은 "사장이라면 부산일보 구성원들의 희생과 침묵을 강요하지 말고 아내를 설득하라"면서 "결단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 언론이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면서 "객관적이거나 공정하게 보도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그저 상식적으로만 보도하라"며 "녹록치 않은 현실이지만 기자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공정보도 우려된다! 안 사장은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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