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새벽, 산입범위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국회 환노위 통과
28일 국회 본회의 상정 시 민주노총 전체 조직 총파업

25일 새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월별 지급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상당수 저임금 노동자가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5월 25일 집권 여당과 적폐 야당의 최저임금법 개악에 맞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에서 총파업 돌입 선언을 하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 노동과세계 변백선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노동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상여금을 월 단위로 쪼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을 수 있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가능케 하는 특례조항도 삽입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노동자의 동의를 얻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은 노동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함께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양대노총의 요구가 있었고, 정의당 이정미,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반대의사를 밝혔음에도 전례 없이 표결로 강행처리됐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한마디로 말하면 ‘연습장’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만든 법률은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모두 처음 보았다”며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절차적·실체적 측면에서 모두 정당성을 결여한 개악이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시켰고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금지 원칙도 훼손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구조 개편을 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법의 근본 취지와 근로기준법의 대원칙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훼손했다”라며 28일 국회 본회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 결정은 같은 날 오전에 열린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내려졌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25일 열린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내려졌다. 머리띠를 매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 노동과세계 변백선
김명환 위원장 “집권여당, 만원의 행복을 만원의 절망으로 바꿨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금속노조, 임금격차 해소 하후상박 정신으로 총파업 선봉”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며 “임금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 그래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못다한 부분을 매듭짓자고 했다. 그것이 노사정 대화 아닌가. 그런데 집권여당은 그걸 걷어찼다. 여당 원내대표라는 자가 나서 양대노총을 무시하며 대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홍영표의 말대로 민주노총이 10%의 노동자만을 위한 조직이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투쟁이다. 정부가 노동존중 세상을 포기했다면, 민주노총이 찾아오겠다. 노동자의 힘으로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은 보수적 노동정책으로 향하는 단계를 착실히 밟고 있다. 가장 약한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전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의 신호탄”이라며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의 고용을 파탄내고 이제 최저임금까지 줬다 빼앗는 작태를 금속노조는 좌시할 수 없다. 세상을 구하는, 내 삶을 바꾸는, 이웃의 삶을 지키겠다는 심정으로 총파업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이선인 민주일반연맹 공동위원장은 “민주노총이 파업한다고 하면 정규직에 이기주의자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저는 간접고용 환경미화원이다. 어제도 연차 내고 집회에 참여했다. 최저임금이 그렇게 높은가? 한 달 157만원 받고 어떻게 가정을 꾸리고 살 수 있나.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그걸 돌리고 돌리다 목숨을 끊는다. 문재인 정부에 기대가 있었지만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국회의 최저임금 삭감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늘 오전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전체 조합원 총회투쟁을 준비한다. 서비스연맹,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소 인력만 남기고 전국에서 열리는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28일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두 시간 파업을 전개하고, 16시에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함께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밖에 민주노총 가맹·산하 각급 조직도 조퇴, 연가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파업 투쟁에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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