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 요청
민주노총, 9일까지 농성 촛불 진행

“최저임금 꼼수 부리는 이 정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 연봉 2천 조금 넘습니다. 2500만원 미만인 노동자는 영향 안 가게 했다 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영향을 받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 10만명의 노동자들이 6월 30일 모여서 투쟁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1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와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10년 이상 급식실에서 일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이다. 1일 오전 민주노총은 5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최저임금 삭감법’이라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안 폐기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에 돌입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미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것이 시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결단하고 폐기해야 한다”며 최저임금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또한 “국민의 여론이 뭔지, 우리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삭감법으로 어떤 고통을 받게 될 것인지 알려드리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임금인상이 동결되거나 억제된 조합원들이 속한 가맹 조직의 위원장도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규탄을 이어갔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 삭감법을 이야기하면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다고 헛소리를 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이미 20년 전 그들이 비정규직법을 만들면서 했던 짓을 알고 있기에 그렇다. 최저임금을 막 벗어난 사람에게도 최저임금 굴레 속에 허덕이게 하는 나쁜 법”이라 비판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서비스연맹 70% 넘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대상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7년 동안 밥을 굶어가면서 겨우 복리후생 수당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최저임금 개악으로 인해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갈 지경이다. 마트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임금은 동결될 수밖에 없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청와대 앞 농성은 6월 1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다. 1일부터 8일까지 매일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출발해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하는 촛불 문화제도 열린다. 6월 9일 13시에는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연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농성물품을 꺼내려는 중 경찰과의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집행부가 피켓을 들고 앉아있는 모습.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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