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 가천대길병원 노조설립총회…공무원뇌물, 부당노동행위, 사적 직원 동원 등 갑질 횡행

7월 20일 보건의료노조 가천대 길병원지부 지부장으로 선출된 강수진지부장. (사진=보건의료노조)

공무원뇌물, 노조설립 탄압, 부당노동행위, 사적 직원 동원, 수당 미지급, 비정규직 해지 등 ‘갑질의 온상’으로 알려진 가천대길병원이 새롭게 노조설립을 하고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해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7월 20일 지부 설립 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가천대길병원 직원들 일부는 삼삼오오 천주교인천교구노동사목(인천시 부평구 소재)에 모여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총회를 진행하고 초대 지부장으로 강수진(간호부 만47세), 수석부지부장으로 안병훈(원무, 만36세), 사무장으로 정영민(시설 만 36세) 조합원을 선출했다. 설립총회에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부천지역본부장,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과 다수의 보건의료노조 및 민주노총 간부들이 함께했다.

강수진 지부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가천대길병원은 온갖 직장 갑질에 공짜노동,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부패사건도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새롭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은 전체 직원의 뜻을 모아 갑질을 청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 부정부패가 없는 병원, 희망을 만드는 병원을 만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순자 위원장은 “많은 갑질을 들어왔지만, 가천대길병원에서의 갑질은 그 정도가 도를 넘는다. 새 노조는 이 같은 갑질을 말끔히 걷어내고 공짜노동과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6만 조합원은 가천대길병원지부가 굳건히 자리 잡아 가천대길병원이 직원만족, 환자만족, 병원발전의 길로 나아가는 데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노조 설립에는 ‘카톡’이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사회적 분위기는 갑질에 대한 ‘을의 반란’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직원들도 ‘을의 반란’에 함께한 것이다. 가천대길병원 직원들은 지난 4월 말부터 ‘길병원 직원모임’이라는 오픈 카카오톡을 만들어 자신이 겪은 갑질의 아픔을 나누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가천대길병원의 갑질문화와 부정부패, 부당노동행위 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는 “회장 생일축하공연 동원 등의 갑질이 직원을 회장의 전유물처럼 사유화하고 신격화한 것이라면 최소한의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고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출근 시간은 기록하는데 퇴근 시간은 기록할 수 없는 출퇴근 관리 관행이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고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기간제 노동자가 상시지속업무를 맡아 왔음에도 2년마다 어김없이 잘려나간다는 것이다.

부정부패도 증언되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에게 3억5천여만 원의 뇌물제공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원내 커피숍까지 회장 일가가 운영하며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또한, 보직자 자녀에 대한 휴가 등의 특혜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천대길병원의 민주노조 설립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십 수 년 전 민주노조를 탄압하여 끝내 좌초시킨 전례가 있다”면서 “새로운 노조로의 가입을 방해하거나 기업노조를 통한 노노 갈등으로 몰아간다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만약 가천대길병원에서 유사행위가 발생한다면 고용노동부가 즉각 개입하여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천대길병원은 현재 600여명에 이르는 기업노조가 설립돼 있다. 하지만 사측의 갑질에 대한 직원들의 ‘성토’에도 아무런 협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직원들은 병원의 무응답과 기업노조의 행태에 절망하고 분노했다”면서 “이는 곧 민주노조 설립으로 이어졌고 결국 ‘을의 반란’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노조는 이날 단 8명의 대의원이 간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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