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선언문 발표... 수학교사들도 “수학 교과 절대평가 전환” 촉구

전교조는 25일 고교 교사 1969명이 참여한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하고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 노동과세계 남영주 (교육희망)

오는 2022학년도 대학입학시험(대입) 제도와 관련한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국 고등학교 교사 2000여명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선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5일 고교 교사 1969명이 참여한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하고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하라’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공론화 의제 가운데 수능 평가방법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에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 명단은 A4용지 8쪽 분량에 빼곡히 담겼다.

교사들은 선언문에서 2022년 대입제도에 대해 “영어, 한국사에 시행되는 절대평가를 전 과목으로 확대해야 한다. 전 과목 절대평가를 통해 점수 따기 무한경쟁과 획일화된 입시경쟁교육으로부터 우리 교육과 학생들을 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발전시켜 2025년에는 2단계 절대평가인 대학입학자격고사로 전진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공론화 의제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의제 시나리오 4개 가운데 수능 절대평가가 담긴 것은 의제2가 유일하다. 또 교사들은 “학생의 부담 경감과 수능 영향력 약화를 위해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는 것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론화 의제 시나리오에서 수능 최저학려기준 폐지를 담은 시나리오는 없는 상태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대해서는 학생부 교과전형을 확대하는 한편 절대평가와 교사별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교사들은 “2022년 수시의 학생부 전형은 학생부의 비교육적 항목을 대폭 삭제·간소화해야 한다. 공정성과 투명성에서 비판받아 온 학생부 종합전형을 축소하고 학생부 교과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학교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며, 학교 간 차별을 없애는 학교균형 전형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교사들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수업과 평가 혁신을 동시에 진행해 내신평가의 질을 높여야 하며, 대학서열체제 해소에 발 맞춰 절대평가와 교사별 평가로의 전환을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정부가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수능 절대평가 안을 폐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수능 절대평가 안이 폐기된다면 학교 교육의 정상화길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노동과세계 남영주 (교육희망)

나아가 교사들은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초중등교육 정상화”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놓치고 형식적 공정성이나 대학의 선발 자율성 등의 논리에 매몰된다면 대입제도 개편은 또 다시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소모적인 입시 경쟁을 근본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교평준화를 강화하고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번 대학입시제도 개편은 실패로 점철된 대입제도 개편의 역사와 단호하게 결별하고 협력과 발달의 교육체제 수립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수학교사들도 ‘수능 수학 과목 절대평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교조전국수학교사회'는 입장문에서 “정부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수능 절대평가 안을 폐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 안이 폐기된다면 수학교과는 다시금 입시의 변별력 확보를 위한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결국수능점수를 높이기 위한 수학수업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학생들은 수학수업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사람과 사회를 새롭게 변혁할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될 것이며, 학교교육 정상화의 길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교사들은 우려했다.

선언에 참가한 교사들은 '2022년 수시 학생부 전형은 대폭 삭제하거나 간소화해야 하며, 학생부 종합전형을 축소하고 대신 학생부 교과전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노동과세계 남영주 (교육희망)

그러면서 교사들은 “비정상적인 학교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수능체제 개편의 핵심은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초중등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데 있다. 수능에서 수학교과를 5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교사들에게 교육과정을 실질적으로 재구성해 창의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으로, 수학교육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향후 수능의 자격고사화 및 수직적 대학서열구조의 해소, 그리고 학교에서의 평가까지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중장기적 교육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충남 천안 교보생명 계성원에서 시민참여단 512명을 대상으로 2차 숙의토론회를 진행하고 의제 시나리오 4개에 대한 마지막 논의와 지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의 2차례의 숙의토론을 분석하고 경향성을 파악해 오는 8월3일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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