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현장소식] 통일의 기운으로 가득 찬 상암월드컵경기장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1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민주노총, 한국노총 조합원들과 통일축구서포터즈, 시민들은 모두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남북노동자 3단체 소속 선수들을 환영하며 신나게 축구경기를 즐겼다. 축구경기는 승패가 있는 경기였으나, 이날 참여한 선수와 함께한 관중들은 모두가 승자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볕이 내리쬐는 상암이었지만, 경기장 안과 밖은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더욱 뜨거웠다. 경기장 밖에서는 ‘평화철도’ 연결을 바라는 사진전시회와 통일미술전시회가 펼쳐지고, 그 옆에는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조국통일촉진대회’를 홍보하고 있었다. 또한 평화와 통일을 외치다가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를 석방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해 법과 제도부터 통일을 준비하자는 외침도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경기장 안은 4.27 판문점 선언을 기념하여 만든 427 합창단이 ‘반갑습니다’와 ‘경의선타고’를 부르며 북에서 온 평화와 통일의 사절을 환영했다. 대전에서 올라와 4.27합창단으로 참여한 박규용씨는 “날이 너무 더워서 힘들다. 하지만 이 고생이 평화와 통일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으로 잘 견디고 있다. 오늘처럼 남과 북이 서로 만나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다”라며 “앞으로도 무더위에든, 혹한에든 남과 북이 만나는 곳에 항상 함께 있고 싶다”며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경기장 한편을 가득 메운 “우리는 하나”라는 글씨는 남과 북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었다. 하얀 바탕에 하늘색으로 수놓아진 한반도 모형 사이로 ‘자주’와 ‘통일’이라는 글씨가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운동장 한편에 크게 보이고 있었다. 드넓은 상암 월드컵경기장 전체가 평화와 통일의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분위기였다.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인천에서 온 30대 박혜정씨는 “인터넷에서 남북노동자들이 축구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를 보러왔다”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 경기 결과가 뭐가 중요하겠냐. 이기든 지든 오늘 경기는 최고의 경기일 것이다”고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민건민(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 56세)씨는 “10년 전에도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보러 왔었는데 다시 한 번 오게 되어 뿌듯하다”며 “남북 노동자들이 하나 되어 다치지 않고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한성 6.15 남측위원회 학술본부장. ⓒ 노동과세계

김한성(615남측위원회) 학술본부장은 “우선 이 자리가 4.27 판문점선언 이후에 처음 진행된 남북 화해의 현장”이라며, “승부를 떠나서 이 자체가 너무 신나고 재미있습니다”라고 소감을밝혔다.

나석채(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 52세)지부장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축구대회를 보러 왔다. 이 행사를 발판으로 남북교류가 더 활성화되어 통일이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한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64명은 11일 저녁 한국노총, 민주노총등과 함께하는 환송만찬을 진행하고, 12일 오전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마석모란공원을 참배한 후 12일 오후 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