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철강업종 분과 첫 노동자대회…현대차, 포스코 등 철강자본, 불법파견 은폐·노조파괴 열 올려
노조가 9월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불법파견 철폐와 임단투 승리를 위한 2018년 철강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번 철강노동자대회는 비정규직, 정규직, 사업장을 넘어 노조 철강업종 분과 전체 지회가 참가한 첫 집회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철강 조합원들은 고용불안과 임금 불평등 해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5조3교대제 실시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양기창 노조 부위원장은 대회를 시작하며 “철강공장은 불법파견이 아닌 곳이 없다”라고 일갈했다.
홍승완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출퇴근하고 같은 제품을 만든다. 비정규직의 임금과 상여금은 정규직 절반이고 안전과 복리후생도 차별받고 있다. 누가 이걸 인정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홍승완 지회장은 “차별철폐 투쟁과 노동부 특별감독, 국정감사 요구 등 원청인 현대제철의 부당노동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병용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차 자본이 업체 폐업과 통폐합으로 불법파견 증거를 은폐하고 위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병용 지회장은 “정부는 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상품을 만드는데 ‘고용주가 같지 않다’라는 핑계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부정하고 있다. 노동자의 힘으로 불법파견을 철폐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포스코의 노조파괴 탄압을 뚫고 투쟁하고 있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인 연단에 섰다.
이우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동화기업분회장은 “포스코 50년의 무노조 경영을 깨고 포스코 현장에서 금속노조 가입 사업을 벌여 12개 분회 800명의 노동자를 조직했다”라고 보고했다. 이우만 분회장은 “포스코는 교섭창구단일화로 분회의 교섭권을 뺏고, 승진 등을 미끼로 금속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등 노조파괴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이우만 분회장은 “우리는 포스코에서 노조 할 권리를 확보하고, 노동하기 좋은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800 조합원은 원청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현대제철 노동자들은 5조3교대 시행에 미적거리는 회사를 질타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노무관리 전략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경연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은 “현대-기아차와 계열 부품사들의 임단협이 하나둘 끝나가지만 현대제철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회는 현대차 자본 노무관리의 고리를 끊고 제철만의 독자 교섭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5조3교대 협약 체결 등 철강노동자를 위한 투쟁에 현대제철지회가 선봉에 서겠다”라고 결의했다.
노조 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사측과 2020년까지 5조3교대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 구체 실행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노조 철강 조합원들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불법파견 정규직화, 5조3교대제 실시, 노조탄압 중단 등의 요구를 서울시민들에게 알렸다. 조합원들은 청와대 앞에 도착해 마무리 집회를 벌였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회를 마무리하며 “철강을 중심으로 조선산업 등 제조업 전반의 전망이 만만치 않다. 금속노조는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 유지를 공장을 넘어 사회적인 틀로 묶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노조가 사회와 연대하기 위해 나와 내 이웃이 함께 잘 사는 방향으로 노동조합을 움직여야 한다. 민주노총은 하반기에 이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9월과 10월 투쟁을 준비하겠다. 내 삶을 바꾸는 11월 총파업 투쟁을 제대로 실천하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