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84개 단체 을지대병원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열여

을지대학교병원 정상화 촉구 대전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김병준 (대전본부)

대전지역의 84개 시민사회, 노동, 종교, 정당들로 이루어진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가 16일 을지대학교병원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시민 불편, 의료 공백, 노사관계 파행! 을지병원 정상화를 위해 을지재단이 결단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016년 노조 결성 이후 2년 연속 파업을 진행했던 을지대병원이 또 다시 파업이 예견되자 정상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대전 둔산동의 을지대학교병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전시민들의 건강권 침해와 지역 의료공백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을지대병원 정상화와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을지재단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노사관계의 파국을 막고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재단측의 진전된 태도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을지대학교병원은 노동조합 설립 이후 2016년 18일 파업, 2017년 48일 파업 등 노사간의 극단의 대립이 계속되어 왔다.”며 “2년 연속 파업투쟁에도 불구하고 만연한 비정규직 문제, 타 사립대병원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동급병원 인력의 70% 밖에 안되는 인력 문제, 간호인력 부족으로 병동을 줄여가는 등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을지재단은 이에 대한 최소한의 해결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병원의 수익금은 고스란히 대전시민들과 을지대병원 직원들에게 돌려져야 한다. 병원의 영리추구를 막는 이유는 확장과 신축이 아닌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더 좋은 의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의정부에 1조원대의 병원 신축을 예정하고 있는 을지재단을 비판했다. 또“병원은 기업이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권이 맞물려 있는 공공재”라며 대전지역에서 얻은 병원 수익을 의정부등 외부지역으로 유출시키려 한다며 병원측을 비판했다.

또 “2016년에도, 2017년에도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을지대학교병원 앞에 모여 파국이 아닌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재단과 병원의 선택은 결국 노동조합을 파업으로 내몰았고,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또 한 번의 파국은 결국 대전시민들의 건강권을 외면하고 극단의 대립을 불러온 을지대병원 측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것”라며 또 다시 을지대병원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시민들의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을지대학교병원과 을지재단이 지역사회에 책임있는 결단을 내릴 것을 간곡히 촉구하는 바”라며 “을지병원과 재단은 대전시민들과 직원들에게 불편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방식이 아닌 노사간의 상생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길만이 을지대학교병원이 다시 대전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병원이 되기 위한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을지재단의 결단을 촉구했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상화 촉구 대전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김병준 (대전본부)

발언에 나선 이대식 상임대표(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 민주노총 대전본부장)와 문성호 대표(대전충남녹색연합공동대표), 최명진 대표(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을지대병원의 어려움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 지역의 시민사회, 노동단체들이 함께 연대해 을지재단에 정상화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무시당하고, 이익만을 쫓는 현장에서 항상 함께하겠다”며 연대의 마음을 밝혔다.

을지대병원에서 17년간 근무한 김선옥 간호사는 “얼마 전 후배 간호사 하나가 익명으로 적은 편지글이 생각납니다. 근무한지 2년쯤 된 후배는 동료들이 떠가나는 병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절실하게 표현했습니다. ‘함께 일하며 제 등을 토닥여 주던 선배 선생님들 마저 하나 둘 지쳐 나가떨어져 사직서를 쓰고 그제야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시는’이라며 병원을 그만두어야 웃을 수 있는 현실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며 직원들이 떠나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병원측을 비판했다.

이어서 “지난 2년간 파업에 동료들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나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또다시 우리를 파업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올해도 동료의 손을 잡고 파업의 현장에 함께 설 것입니다. 함께 일하기 위해 함께 파업에 나설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을지대병원의 직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파업에 돌입하면 적극적으로 함께 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을지대학교병원 앞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할 뜻을 밝히며, 을지재단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9월 12일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전면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병원과의 교섭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병원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측이 지금과 같은 태도가 계속된다면 올해도 전면 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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