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민주노총 경기 현장순회단 간담회…횡령비리 고발된 사업주 ‘국정감사’에도 안 나타나

성남시에 위치한 세비앙 노인요양원이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국정감사에 증인 사업장으로 채택됐지만 원장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이 10월 16일 요양원 앞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요양원 앞에서 97일 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성남시에 위치한 세비앙 노인요양원이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국정감사에 증인 사업장으로 채택됐지만 원장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이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요양원 앞에서 100여일 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노총 경기 현장순회단이 지난 16일 세비앙 노인요양원 앞에서 가진 요양보호사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미영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조 경기지부장은 “요양보호사들이 지난 5월 21일 노조에 가입했는데 원장이 열흘 만에 폐업하겠다고 했다”면서 “요양보호사 제도가 10년이 됐지만 어르신들 인권은 얘기해도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성추행, 역류성 식도염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은 150 베드 수에 성남에서 잘 나가던 세비앙 노인요양원이 ‘폐업할 이유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한 조합원은 “보통 정상적인 회사라면 ‘영업정지’를 안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이곳은 오히려 ‘할 테면 하라’고 떵떵거리고 있다”면서 “영업정지 해봐야 100만원 벌금이 고작인데, 급식비로 횡령한 돈만 해도 20억이 넘어 빨리 문 닫고 ‘먹튀’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정감사에 원장이 증인으로 나타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한 조합원은 “‘심신미약’이라고 해서 안 나왔다면 국회가 진짜인지 확인이라도 해봐야 할 것 아니겠냐”면서 “병원진단서나 치료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처럼 법의 허점을 이용해 악용하는 사업주를 처벌해야 하지 않겠냐”고 답답해했다.

‘돈이 된다’며 우후죽순 늘어가는 노인요양원의 추세와 맞물려 세비앙 노인요양원 ‘폐업 문제’가 노사관계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양경수 경기본부장은 “교섭이나 해보고 폐업 얘기가 나왔으면 덜 억울하기라도 할 텐데, 노조를 만들자마자 선수 치기 위해 탄압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 조합원은 “세비앙 다녔다고 하면 어디에도 재취업을 받아줄 데가 없어 여기에서 끝을 보겠다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있다”면서 “세비앙 문제가 이대로 그냥 정리된다면 원장처럼 사용자들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활개치고 다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양업체들이 ‘너네들 노조하면 세비앙처럼 문 닫겠다’고 큰 소리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조합원은 “민주노총이라고 해서 가입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솔직히 지금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고령화시대가 점점 도래하는데 노인요양원이 쉽게 폐업하면 안 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미영 경기지부장은 “세비앙 원장의 남편이 이사장으로 요양원 건물주인데 매각, 임대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도 알려지고 있다”면서 “서울 시립요양원의 경우 대기자가 200명일 정도로 넘쳐나는데, 시설 깨끗하고 병상 수가 많은 세비앙을 (성남시가) 인수해서 시립요양원으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이라면 노조 할 권리는 당연하고 노조한다고 길거리에 내몰려선 안될 것”이라면서 “노동자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민주노총은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5일 세비앙 노인요양원은 △지난 5년간 급식비 횡령 △개인간병비 횡령 △불법 의료행위 △어르신들 퇴실 강요와 경관급식 중단 △종사자들에 대한 이사장 성희롱, 성추행 사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로 성남중원경찰서에 고발된 상태로 현재 3명의 노인 환자와 이를 돌보는 요양보호사 4명이 남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성남시에 위치한 세비앙 노인요양원이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국정감사에 증인 사업장으로 채택됐지만 원장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이 10월 16일 요양원 앞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요양원 앞에서 97일 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성남시에 위치한 세비앙 노인요양원이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국정감사에 증인 사업장으로 채택됐지만 원장이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이 10월 16일 요양원 앞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요양원 앞에서 97일 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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