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행복하게 맡길 권리'가 지켜지는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보육현장을 보육노동자와 학부모, 양심적인 어린이집 원장이 요구했다.

서울 시내 사대문 안에서 열네 곳 집회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시청 맥도날드 앞 인도에서는 보육노동자 한마당이 개최됐다. 올해로 3회째인 보육노동자한마당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 1·2지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교사회, 장애아동지원교사협의회, 어린이집 전문상담밴드 참여 보육노동자들, 어린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는 '정치하는 엄마들', 보육공공성 강화를 원하는 어린이집 원장 등 100여 명이 모였다.

어린이집 안전사고와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이들, 아동학대를 했다는 오해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보육교사의 명복을 빌면서 보육노동자 한마당이 시작됐다. 김호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조합원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CCTV를 달았는데 이 때문에 보육교사가 죽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도모하는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 회원과 아이들도 참석했다.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교사와 엄마들은 한배를 탄 운명이다. 유치원현장을 망친 것은 행정당국이다. 학부모와 교사가 같이 연대해서 싸우자. 선생님들의 고용이 안정돼야 아이들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생후 6개월이 된 아이를 업고 발언을 신청한 한 간호사는 “돌봄의 중요성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알게 됐다. 보육은 정말 공공영역이 되어야 한다.”며 보육교사들의 요구 관철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사회복지법인 모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의 공공화를 위해 현장 교사들의 투쟁이 필요하고 함께 실천하여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아이들은 비리의 호구가 아니다”며 보육노동자와 부모들의 힘으로 행복하게 자랄 권리, 일할 권리, 맡길 권리를 쟁취하자고 외쳤다. 또한, 보육현장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공간이 아닌 교사와 아이, 부모가 살아 숨 쉬며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1. 아동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보육현장을 위해
- 보조교사가 아닌 담임교사를 통한 교사 대 아동 비율 전면 축소
- 민간가정시설의 원장이 담임 겸임 지침 즉각 폐기

 

2.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현장 마련을 위해
- 사회서비스공단 공약대로 시행
- 지자체는 민간위탁을 중지하고 직접운영
- 장애아동복지지원법 개정

 

3. 노동권이 지켜지는 보육현장 만들기 위해
- 실질 8시간 근무 제대로 된 휴게시간 보장
- 장애전담 어린이집 치료사 처우 차별 금지
- 자유로운 연차사용 보장
- 연차대체합의서 사인 강요 중단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