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7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 촉구, 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을 막고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11월 총파업 승리를 결의했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27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해 단식농성을 하고 현장으로 돌아가다 지난 10월 20일 숨진 고 김원창 열사(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울산항만공사지회장)의 뜻을 기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을 촉구했다.

▲상시지속업무 예외 없는 정규직화 쟁취 ▲묻지마 자회사 전환 중단 ▲민간위탁 철폐와 직접고용 쟁취 ▲차별강화 저임금 확대 직무급제 반대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차별철폐 위한 예산 쟁취가 이날 모인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침이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원청도 하청도, 갑도 을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라’

먼저 고 김원창 열사가 속해 있던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이영훈 부위원장이 단상에 섰다. 이 부위원장은 “울산항만공사의 자회사 전환 과정은 협박과 강요 회유로 점철됐다. 자회사를 이미 확정해 해수부와 기재부에 설립 계획서를 제출해 인가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협의기구에서 자회사 결정이 나지 않자 협의기구를 중단하고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하고 자회사로 가면 잘 해주겠다’고 하며 복수노조를 만들기도 했다. 이것이 정상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열사를 추모하는 공연이 있었고, 공공운수노조 정규직 전환 쟁점사업장인 한국마사회지부, 한국잡월드분회,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민들레분회, 가스공사비정규지부, 발전비정규연대회의 조합원들이 단상에 올라 자회사 전환의 문제점과 각 기관의 비민주적인 전환 절차를 성토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고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투쟁하던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김원창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염원을 이어 받아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어디서 일하세요?'라는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고 싶다."

김현준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지부장은 “우리 원하는 게 무엇인가. 저희가 원하는 건 단지 고용안정. 그 마음 하나였다. 그러나 공공기관 너도나도 자회사 결정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인데 공공기관들은 퇴직자들이 갈 일자리 늘리기에 급급하다. 330개 자회사, 330명의 공공기관 사장 자리가 만들어졌다. 우리 공공운수노조 정규직 전환 쟁점사업장 다섯 곳은 결의를 마쳤고 끝까지 연대 투쟁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손미숙 공공운수노조 잡월드분회 조합원은 “‘오늘도 나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을 떨쳐내고 모인 우리 잡월드분회 동지여러분 존경한다. 경복궁 돌담에 기대어 이렇게 잠을 잘 줄 몰랐다. 천막농성. 노숙농성. 점거농성. 단식농성까지 하고 있다.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잡월드 직원이 되는 것이다. 누가 ‘어디서 일하세요?’라고 물으면 ‘잡월드에서 일합니다. 직원은 아니고 2년마다 운영사가 바뀔 때마다 퇴직하고 입사하는 비정규직입니다.’ 이렇게 설명할 것 없이 그냥 ‘잡월드 직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정선지부, 공공연대노조 한국전력 신안성변전소분회,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영업소지회, 서비스연맹 예술강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발언했다.

 

공공운수노조 정규직 전환 쟁점사업장 대표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공공기관과 정부부처, 청와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책임감 가지고 있나."

김광중 예술강사노조 위원장은 “작년과 올해 정규직화 심의를 진행했지만 전환 부결되었다. 큰 기대를 했지만 박근혜 정부와 다르지 않았다. 그뿐이 아니다. 예술강사 관련 예산이 삭감되었고 일자리사업이라는 이유로 34세 이하의 강사들만 고용하고 35세 이상 예술강사들은 해고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고 먹고살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촛불항쟁으로 나온 정부라면 마음을 좀 달리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오동훈 공공연대노조 한국전력 신안성 변전소분회장은 “회의차 갔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전 사장은 정규직 전환 사업에 단 1의 관심도 없다. 우리는 정규직 전환 사업에 대한 그 어떤 부담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태도가 과연 한국전력에만 국한된 걸까. 모든 공공기관, 그리고 저기 청와대에 계신 분이 과연 지금 우리가 하는 이 투쟁과 사업에 부담감을 느끼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부위원장은 “도로공사는 수납원들을 상대로 면담을 강행하며 자회사로 가지 않으면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겠다며 합의를 강요하고 있다. 정부부처를 찾아 물어도 도로공사가 잘못하고 있다면서도 해결하겠다는 말은 없다. 민주당을 찾았지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자회사 강행을 막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전국의 수납원들이 이제 움직이고 있다. 의심이 확인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온다. 뭉쳐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수납원들의 응원과 지지로 버틸 수 있다. 정규직 전환, 대통령과 공사가 해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과 결실이자 권리”라고 말했다.

민주일반연맹과 서비스연맹 정규직 전환 쟁점사업장 대표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업체 직원이 아닌 공공부문 노동자로서 결의와 각오를 가지고 나서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공기관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게 일하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공기관에서는 뭐라고 부르나. ‘업체 직원’. 우리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의 대가를 심지어 ‘인건비’라 하지도 않고 ‘업체 사업비’라 한다.  제대로 된 이름을 주고 우리에게 '인건비'를 달라는 것이 그리 어렵단 말인가. 대통령은 약속했다. 이제는 공공부문이 올바른 사용자가 되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1년 반 지났다. 그런데 그 정책을 앞서 실현할 공사사장은 ‘정규직화 하면 구조조정하기 어렵다. 자회사로 가라’고 한다."라고 규탄했다.

"가장 먼저 정책을 실현할 노동부 산하기관 잡월드라고 하는 곳에서는 자회사로 가라고 하고, 생명안전업무를 담당하는 발전소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가라고 한다. 또다른 간접고용, 또다른 비정규직, 또다른 차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것에 맞서서 우리는 싸우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우리가 앞서 싸워서 실현하자. 저 공단의 낙하산 이사장, 노동부 관료들의 손에 맡기지 않고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가자.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총파업 총력투쟁을 이제 시작하고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김원창 열사정신 계승!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 촉구! 총파업 투쟁승리!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정부와 여당의 최저임금 개악과 재벌 편들기,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제외, 공공기관의 일방적 자회사 전환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에 이어 전 조합원이 파업가를 제창하면서 이날 결의대회는 마무리됐다.

한편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 또한 적폐청산,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한 노조법 개정, 국민연금 개혁과 사회안전망 강화,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하는 11월 총파업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지역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24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김원창 열사정신 계승!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 촉구! 총파업 투쟁승리!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현안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촉구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 등을 촉구하고 11월 총파업 승리를 결의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자회사 전환 중단', '노정교섭' 등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최임개악 재벌편들기 노동적폐 노동악법' '상시지속업무 전환제외 일방적 자회사 전화'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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