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미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

황금 같은 10월의 주말을 반납하고 내년부터 시행될 교육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을 준비하는 ‘학교현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위원 합동교육’을 1박2일(여주)에 걸쳐 다녀왔다.

나는 10년 가까이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했다. 학교 급식이 시작된 지 벌써 3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전문적인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조차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비정규직이라는 서러움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이번 교육을 받으며 희망을 만들어 본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찾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한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모든 분과는 다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용자인 교육청이 학교 비정규직 안전보건 문제의 심각성을 하루빨리 인지할 수 있도록 우리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야겠다.

육체적 노동에 시달리다 보면 내 자신을 들여야 볼 여유조차 생기지 않는다. 이번 교육에서 그 심각성을 스스로 느껴보며 골병들지 않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할 일을 고민할 수 있었다. 하루하루 시간에 쫒기면서 제 시간에 밥상을 차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내 몸이 골병 드는 줄도 모르면서 그냥 시간만 보낸 것 같다.

“음식 맛이 ‘손맛’이 아니라 우리의 ‘골병 맛’”이라는 어느 조합원의 외침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지난 10월 20(토)~21(일) 여주 한국노총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학교현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위원 합동교육' 모습.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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