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민주노총 지도위원)

민주노총 선전홍보실로부터 11월 10일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와 11월 21일 총파업 총력투쟁을 앞두고 ‘민주노총에 바란다’라는 내용으로 원고청탁을 받았습니다.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민주노총 선전홍보실’은 ‘민주노총 본부 선전홍보실’이며 ‘민주노총에 바란다’의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본부가 아니라 민주노동조합 총연맹을 구성하고 있는 산별노조, 연맹, 지역본부 전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많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본부(집행부)를 민주노총이라 부르며, 마치 별개의 조직인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잘 못 된 관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위원장 직선제를 도입함으로써 느슨한 연맹체가 아니라 단일조직의 성격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단결의 질의 문제이기에 강조하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5일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한 김명환 위원장은 최근 상황 속에서의 민주노총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결정한 것은 집행한다. 결정해서 참여하자고 하면 참여하고, 참여해서 법안을 만드는 세세한 것들까지 함께 결정한다. 민주노총이 결합해 대화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의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사회적 대화는 우리 사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기조는 수미일관하다. 민주노총의 방향은 우리 사회를 보다 발전시키고 개혁적인 곳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노력과 의지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기다리는 주체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한 대답이지만 민주노총의 포괄적인 의지와 태도 그리고 목표와 방향이 잘 나타나 있어 조합원 전체를 대표하는 위원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아 믿음이 갑니다.

11월 13일은 전태일이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외치며 분신 항거 한 지 48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 뒤 많은 노동자들이 전태일을 따르기 위해 나섰고 전태일처럼 살기 위해 오늘도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전태일과 함께 어깨 걸고 전태일의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조영래 변호사는 1976년에 쓴 ‘전태일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글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전태일을 따르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는 글 같습니다. “전태일과 그의 친구들이 택한 길은 인간의 길이었다. 그것은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스스로의 힘을 확신하는, 진리가 반드시 드러날 것을 의심치 않는, 억압과 착취의 저 깊은 고통의 밑바탕에서 억누를 수 없는 힘으로 오랜 침묵을 깨고 솟아오르는 새 시대의 목소리였다. 그들이야말로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한국사회의 선구자였고 죽음과 같은 체념과 침묵의 벽을 깨는 시대의 참된 영웅들이었다. 오늘 그들은 약할지라도 내일은 반드시 강성해질 것이다. 오늘 그들의 의로운 목소리는 언젠가는 거대한 함성으로 메아리칠 것이다. 오늘 그들이 치켜든 한 개의 작은 불꽃은, 내일 수천만의 횃불로 타올라 시대의 어둠을 몰아낼 것이다.”

민주노총은 오늘의 전태일이며 그의 친구들입니다. 민주노총은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횃불입니다. 의심하지 말고 기 죽지 말고 당당하게 뚜벅뚜벅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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