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까지 대화에 대한 입장 분명하게 밝혀 달라"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 비정규제로시대의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대화에 나와야 한다”며 “다음달 20일까지 대통령이 대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2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할 때 인천공항 비정규직이 흘렸던 기쁨과 희망의 눈물은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며 비정규직 대표 100인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간 청와대, 대검찰청, 국회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청와대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지금껏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을 때 함께 자리했던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박대성 지부장은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에서 일하는 특수경비, 환경미화, 시설유지보수, 소방대, 수화물시설 등 노동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노사정이 함께 고통분담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확실하게 잡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며 “1년 반이 지난 지금, 정규직 전환은 제로다. 1천명이 임시법인 자회사로 간 건 맞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까지도 임금을 착취당하고 있고, 계약서를 다시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5월 12일 비정규직과 나눈 약속을 잊었는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노사정이 함께 고통분담 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는 이 약속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잡월드분회 박영희 분회장은 “단식, 삭발, 집단단식하면서 무려 8개월 동안 한국잡월드의 문제를 알렸다. 그러니 이제 모른다고 못한다. 우리는 해고를 각오하고 자신의 직업을 걸고 투쟁했다. 이제 생명까지 걸고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도대체 어떤 희생을 더 해야 하는가”라며 “이 투쟁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해결해 주리라 믿고 시작했다. 여기 노동자들이 더 이상 119에 실려 가지 않게, 오늘 당장 직접고용 지원서 받으러 나오기 바란다. 해외는 못 간다. 한국을 떠받들고 있는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데 어딜 가는가. 가려면 우리 생명줄 끊고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지엠비정규직지부 이형수 조합원은 “12월 31일자로 하청업체 노동자 114명에게 해고통보를 했다. 민간제조업체의 가장 큰 문제는 불법파견이다. 법원도 불법파견 판결을 했고, 노동부에서도 근로감독을 통해 제조업의 많은 노동자들이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 10년간 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나면서 일부 노동자들은 정규직 되기도 했지만 이미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어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있다. 그 책임 중 하나가 바로 문재인 정부다. 자기 할 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 고통이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노는 끓어오르고 있다. 우리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화성시 청소년상담사 김한민 씨는 “선거 이후 시장이 바뀌고 나서 12개월 근무가 아니라 10개월 쪼개기 근무라고 연락이 왔다. 시장과 면담을 했는데 ‘나와 적 져서 좋을 게 없을거라고 시장실 박차고 나간 이후 우리는 12월 31일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며 “시장의 심기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40명 가장이 한 달 후면 길바닥으로 내몰린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 내일이면 가장인 내가, 길바닥에 앉게 됐다. 나라에선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했는데, 아이는커녕 결혼도 생존도 보장할 수 없는 나라다. 문재인은 책임져라”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공통투쟁’은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여할 비정규직 100인(노조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포함)을 모집한다. 또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의견을 접수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하고, 12월 11일에는 ‘1,100만 비정규직 대표 100인 확정 발표, 대통령과의 대화 요구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각계각층 1만인 지지 선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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