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산별/지역 공공부문
[인터뷰] 사측의 일방적 자회사 강행에 맞서는 공공운수노조 산업은행분회
  • 노동과세계 김보금(공공운수노조)
  • 승인 2018.12.06 11:31
  • 댓글 1

[인터뷰] 우리 존재 자체가 직접고용 해야하는 이유다

|| 일방적 자회사 강행에 맞서는 산업은행분회 조합원들

산업은행 행우회가 10% 출자해 만든 용역업체 두레비즈. 산업은행 업무지원부의 부장이 용역업체를 두레비즈로 선정했다. 두레비즈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던 부장은 4개월 후 두레비즈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산업은행 임직원들의 인생 2라운드를 위한 보험', '자회사의 폐해'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산업은행의 행보에 노동조합이 당당히 첫 태클을 선사했다. 파업돌입 기자회견이 끝난 후 산업은행분회 노동자들을 만났다.

- 교선부장 :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달라

= 김00 조합원(은행 별관 미화파트) : 우리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 전에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 임금을 받았다. 두레비즈 사장이 1월부터 소급해주겠다 약속 하더니 몇 개월 뒤엔 또 해줄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말을 바꾸면서 불신이 생겼다. 사장님이 노조를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동 웃음) 시설관리 쪽에서 노조를 만든다는 얘기가 나와서 함께 할 마음을 먹었다. 올해 노동조합을 만들어 받지 못한 임금의 일부를 소급받았다.

= 남용진 분회장(시설관리 승강기파트) : 처음에 청소노동자들이 작성한 가입원서를 감독이라는 사람이 뺏어서 갖고 있다 찢어 버리는 등 노동조합 가입을 방해했었다. 당시 친하게 지냈던 김민욱 부분회장이 산업은행 정규직전환 협의기구에 들어갔다 와서 너무 힘들어하는 걸 보고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힘을 가지고 대처하면 가능한 싸움이 아닐까.

= 김민욱 부분회장(시설관리 방재파트) : 작년 9월 정규직전환 협의기구가 만들어지고 노동자대표 중 한 명으로 들어가게 됐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들어갔는데 협의체 구성부터 사측에 너무 유리하게 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 결정된 사안을 노동자 대표 두 명은 그냥 앉아서 듣기만 하라는 것이다. 너무 불합리해서 화가 나고 억울했다. 우리가 왜, 약자인 우리들한테 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교선부장 : 한국잡월드분회 투쟁에 꾸준히 연대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 김민욱 부분회장 : 잡월드분회의 투쟁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정규직 전환 협의체 구성 자체가 사측에 유리하게 돼있던 점,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 점 등 닮아도 너무 닮아있었다. 사측 14명, 노동자 2명 중 한 명은 경비노동자인데 심지어 퇴직자였다. 발언하려고 하면 끊고 자기들끼리 얘기를 이어나갔다. 잡월드가 4월에 자회사가 결정 됐는데 산업은행도 4월에 14:2의 상황에서 표결로 강행하려고 했었다. 표결 회의 날에 맞춰 분회가 첫 총력투쟁 대회를 열었다. 거기에 사측이 부담을 느끼고 표결을 보류했다. 노동조합으로 대응해 극단적인 상황은 막았던 것.

​​​​​​​

교선부장 : 사측이 언제 제일 미웠나?

= 김준래 조합원(시설관리 냉난방파트) : 산업은행 서버 온라인망을 관리하는 전산실이 있다. 전산실 기계들이 과열되지 않게 하는 냉동기구가 24시간 돌아간다. 조금만 방심하면 기계에 문제가 생기고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전산이 마비 될 수 있다. 때문에 비상상황실에서 냉난방 기사들이 24시간 대기한다. 큰 사고를 방지해야 하는 역할이라 점심도 저녁도 도시락을 싸서 다니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 2인 1조였는데 그마저 1명으로 줄였을 땐 혼자 일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지면 그대로 방치돼서 죽으라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의 노동은 산업은행의 모든 업무와 연결되고 은행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데 용역회사를 자회사로 바꾼다는 계획 자체가 불합리하다. 사측은 우리의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 김00 조합원 : 청소노동자는 오전 1시간, 점심 1시간 휴게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을 이용해 피켓 시위를 하니까 오전 휴게시간을 없애버렸다. 단협으로 다시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밉다.

교선부장 : 나에게 산업은행분회란?

= 김준래 조합원 : 우리들의 힘. 그동안 슬퍼도 힘들어도 아파도 한마디 못하고 죽으라면 죽는시늉을 했었다. 이젠 진짜 몸이 아파도 노조가 있으니 좀 덜 아픈 느낌이다.(웃음) 우리 504명의 노동자는 이렇게 대우하면서 용역업체를 통해 ‘당신들’은 다 누려 왔다. 이제 우리도 노조를 만들었으니 당신들이 가는 길에 계속 문제제기 할 수 있다. 상부상조하며 같은 직원으로 대우할 때까지 싸우겠다.

= 남용진 분회장 : 나는 남자지만 출산의 고통이 이런 것일까 생각해봤다. 수많은 고통속에서 힘들게 낳게 된 아이 같다. 힘들지만 그만큼 애정이 아주 많고 아직 할 일이 많다.

= 김00 조합원 : ‘같이’, 그리고 ‘가치’이다. 노동조합을 통해 사람들을 알게 됐다. 같이 일하면서도 시설직이 무슨일을 하는지, 특경은 무슨 고충이 있는지 몰랐었다. 고충을 털어놓으며 어떻게 생존하고 있었는지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게됐다.

=김민욱 부분회장 : 아직은 모래성이다. 신생 노동조합이라 할 일이 많다. 이제 쌓아올렸는데 파도가 계속 친다. 대표도 조합원들도 힘든 부분이 많다. 조합원들이 더 많이 모여서 모래를 잘 다져야 하는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투쟁의 의미를 묻자 조합원들은 “노동의 가치를 차별받고 싶지 않다”며 “모든 노동자가 산업은행의 구성원임을 알리는 투쟁”이라 대답했다. 그동안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묵묵히 수행 해온 노동자들의 존재 그 자체가 직접고용을 해야 하는 이유라는 설명이었다.

산업은행분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포했다. 12일 오후 3시에는 파업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

노동과세계 김보금(공공운수노조)  kctu@hanmail.net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