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끝내자!”
'불법인 사람은 없다'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주노동자 차별에 대한 모든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UN이 정한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6일 이주노동자들과 인권단체들이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신장을 위한 권리 보장과 근본적 정책변화를 촉구했다.

이주노조와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2018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회에 이주민이 230만 명이 넘어서고 있고, 이주노동자 숫자가 100만 명을 넘고 있지만 아직도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권리는 밑바닥 수준”이라며 “이주노동자는 경제적 도구가 아닌 사회적 존재이고, 다른 나라에서 온 노동'력'이 아닌 노동'자'이다.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개개인의 권리를 보호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비자 체계에서 사업장 이동은 제한되어 있다. 농축산어업에서는 근로기준법 63조로 인해 휴게, 휴일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사업주의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숙식비를 강제로 징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심지어 최저임금마저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스티로폼 가건물 등 열악한 주거시설은 여전한 상황이고, 이주 여성노동자들은 성차별 성폭력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정부는 사회의 불안을 야기하는 불법체류자, 잠재적 테러리스트라는 얼룩을 이주민들에게 뒤집어씌우는 등 이주민 혐오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노동을 시작한지 30년이 됐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제노동과 강제추방을 반복하고 있다”며 “법과 제도는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기 마련인데 이주노동자에 대한 법과 제도는 나빠지기만 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유엔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 탄압이 아닌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문재인 정부는 인권을 국정의 기본과제로 내세운다고 해서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그 온기가 느껴지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인권과 노동권마저도 외면 받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살인적인 강제단속추방 정책이 여전히 지속되고 강화되고 있다. 지난 8월 달 김포의 건설현장에서 숨진 미얀마 출신 고 딴저떼이 씨의 죽음이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수습제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개악을 시도하고 있고, 내년에 이것을 시행하겠다고 법안이 발행된 상태”라며 “제대로 된 최저임금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별적인 최저임금을 받는다면 이주노동자의 삶은 더 팍팍해 질 수 밖에 없다”라고 규탄했다.

이주노조의 한 조합원은 “새벽 4시 반부터 일을 시작하고, 오전 10시에 밥을 먹은 뒤 저녁 7시까지 일을 해야 한다”며 “잔업도 계산하지 않고, 월급날이 다가오면 사업주가 와서 괜히 뭐라고 해 너무 힘들다. 욕을 할 때도 있다”고 증언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더 이상 이주노동자를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같은 인간이고 같은 노동자이며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허가제 폐지 ▲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 최저임금 차별 중단▲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을 요구했다.

한편, 같은 시간 서울을 비롯한 대구와 부산에서도 사회 곳곳의 이주노동자와 함께 연대하고 노동권과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이주노조와 제 이주운동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동자 차별에 대한 모든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에서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주노조와 제 이주운동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동자 차별에 대한 모든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주노조 한 조합원이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에서 사업장 이동 피해 사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주노조와 제 이주운동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동자 차별에 대한 모든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