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은 전기를 만드는 발전노동자였다. 어둠을 밝히는 노동자가 가장 어두운 곳에서 죽었다. 열을 만들어내는 발전노동자가 가장 차가운 곳에서 누워 죽었다. 시신을 수습해야 함에도 한 시간 동안이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갔다. 지난 8월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직접 그 현장에 갔었다.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4개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도 공범이다. 한 달 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만나자고 했을 때 대통령이 만나줬다면 김용균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도 공범이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21일 밤 8시 청와대 사랑채 앞 ‘비정규직 촛불문화제’에서 “우리가 김용균이다”면서 울분을 토해냈다.
비정규직 대표단 100인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이날 17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종로를 거쳐 이곳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고인이 들었던 피켓을 들고 “죽음을 멈춰라. 비정규직 없애자. 대통령은 나와라. 비정규직을 만나라.”라고 외쳤다.
이들은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며 행진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 비정규직 대표단 노동자는 “발전소는 오늘 김용균이 죽었던 그 현장을 물청소까지 하며 치웠다”면서 “앞이 보이지 않아 신발이 빠지는 곳에서 석 달 동안 일했고 혼자 있다 죽임을 당했다”고 분개했다.
맥도널드에서 라이더(배달)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박정훈 씨는 “화력발전소가 그렇게 어둡고 더러운 곳인지, 서울의 도시를 밝게 밝히기 위해 사람이 죽어간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이제 곧 크리스마스인데 고 김용균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됐으니 예수에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촛불문화제에 이어 구의역 김군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의 간담회를 갖는 등 밤샘 농성을 진행하고 22일에는 오후 3시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이어 진행되는 범국민 추모제에 결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