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회의 무산에 따른 입장 및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변백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동자위원 중 계층별 청년·여성·비정규직 위원들이 금일 예정된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사회안전망 관련 노사 합의의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무산됐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7일 오전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앞에서 ‘경사노위 본회의 무산에 대한 입장과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본회의가 무산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한국노총-경총-정부가 밀실에서 야합한 탄력근로제 합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피해를 비정규직과 청년, 여성노동자, 그리고 노조가 없는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지금 당장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부당노동행위 사용자처벌’, ‘원청 책임 인정’, ‘특수고용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 개악을 막아내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본권 쟁취를 위해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의 목소리를 대표해 임종린 화섬식품연맹 파리바게트지회 지회장은 “탄력근로제를 시작하면서 시간을 줄여야하는 과정 안에서 회사는 노동조합과 대화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했다. 파리바게트는 미니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연장 근로시간에 대한 청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그래서 회사에 탄력근로제는 우리의 삶이 힘들어지고 임금도 타격을 준다고 얘기했지만 회사는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없다면서 대화가 안됐다. 정부는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대표해 정인용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사무처장은 “오늘 자칫하면 여성노동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도 않은 경사노위 본회의가 열릴 뻔 했다. 채용에서부터 차별을 받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그 약속을 경사노위 대화의 창구를 통해 하겠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태욱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단식 및 철야농성을 9일째 진행하고 있다. 이틀 전 5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노동법률가들이 대거 참석해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278명이었다. 단식 및 철야농성, 기자회견 등 2~3일 내 급히 조직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참석한 것을 보면 그만큼 사태가 심각했기 때문”이라며 “경사노위의 의제별 위원회 중 하나인 노동시간개선위원회 위원 10인 가운데 노동계 위원은 한국노총 소속 2명을 제외하면 전혀 없다. 구성부터가 잘못됐고, 날치기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할 만큼 절차가 의미가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도 매우 큰 문제인데 더 큰 문제가 대기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이다. 얼마 전 EU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한국정부에게 ILO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는 확실한 증거를 3월 18일까지 보이지 않는다면 분쟁 2단계로 넘어가 ‘전문가 패널’에 회부하겠다고 했다”며 “20년 넘게 지켜지지 않은 이 약속을 비준한다는 이유로 노동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가진 경사노위를 사회적 대화 기구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오는 4월 13일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조법2조 개정, ILO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총파업 상경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5월 11일 문재인정부 취임 2주년에 맞춰 총력투쟁을 위한 비정규직 전국순회투쟁을 진행하고, 11일 서울도심에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 또한 7월 초 비정규직 10만 공동 총파업을 예고했다.

경사노위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3일간의 농성을 마무리했다. 탄력근로제 경사노위 합의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9일째 진행한 노동법률가들도 단식과 농성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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