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과로사공대위 기자회견···4/3 국회 소위·환노위→4/5 본회의 통과 우려 “즉각 중단하라”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이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탄력근로제가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장시간 노동'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현장 증언이 쏟아졌다.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앞에서 가진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에서 215명의 의사들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의사들을 대표해 나온 최민 작업환경의학전문의는 “불규칙한 장시간 노동은 의료계에서도 중요한 문제로써 올해 초 두 명의 의사가 연달아 과로사해 충격을 줬다”면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의사로서 국회는 당장 탄력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논의를 중단하고 스스로 말한 ‘노동시간단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달성할지 진중히 고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의사들은 성명을 통해 “국회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노동시간 운영의 ‘유연성’을 찾기 전에, 연장근로 제한 특례업종,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적용 제외 업종 등 노동시간 규제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줄이고, 전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어떻게 더 엄격하게 규제, 관리, 감독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현장의 ‘꼼수’ 사례도 나왔다. 건설기업에서 근무해 온 홍순관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직무대행은 “건설산업 사용자들이 탄력근로제 논의를 붙인 명분이 터널공사나 시운전 작업과 같은 일을 들었지만 주5일제 시행으로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면서 “지금 건설 현장은 오히려 안전예방을 위해 주 5일제 실시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 사용자들은 청년 일자리마저 없애버리는 탄력근로제가 필요하다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시간 노동의 대표적 업종인 집배원 최승묵 노조위원장은 “2000년대 들어 20년 동안 장시간노동으로 매년 15~20명의 집배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다”면서 “탄력근로제가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명절 주간에 6주간 탄력근로가 시행됐고, 노동자들은 명절 때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작년에만 25명이 죽고, 오토바이를 껴안고 쓰러질 정도의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작년 1월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과로사로 사망한 장민순 씨 언니 장향미 씨는 “합법적 과로사를 부추기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을 반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나왔다”면서 “동생 문제로 작년 7월 회사는 공식 사과하고 장시간 노동을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회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아 직원들이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할 정도로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방송국 과로사의 대표적인 사례인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는 “방송현장에서는 68시간, 52시간 문제는 거론된 적이 없었고 하루 20시간, 21시간 초강도 노동이 흔하고 심지어 16시간만 일해도 괜찮을 정도로 여긴다”면서 “계약직이 많은 방송국에서 100시간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직면해 있는 지금 탄력근로제까지 적용되면 현장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우리나라가 주 40시간제이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52시간을 얘기하고 있는데, 마치 52시간이 일반적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면서 “진보든 보수든 일자리 문제를 얘기하면서 일자리를 오히려 없애는 탄력근로제를 여야가 야합하는 방식으로 시대의 요구에 역주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과로사 OUT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는 과로사 합법화를 열어주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법안을 폐기하라”면서 노동시간 특례 전면 폐지, 포괄임금제 폐지, 과로사 예방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 홍순관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작무대행은 탄력근로제 도입 건설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 공공운수 집배노조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개악은 현재보다 더 노동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승묵 ⓒ 노동과세계 정종배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 고 이한빛 PD의 유가족인 이한솔님씨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 ST 유니터스 디자이너 유족 장향미씨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4월 2일 국회 앞에서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 중 ST 유니터스 디자이너 유족 장향미씨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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