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하루 앞둔 30일 제막식···연면적 1920㎡ 지상 6층 규모, 입구 외벽 전태일 편지 눈길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제막식이 진행 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이 지난달 20일 임시 오픈에 이어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개관했다. 기념관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장소인 평화시장 근처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연면적 1920㎡ 지상 6층 규모로 모습을 드러냈다.

(재)전태일재단이 주관한 이날 개관식에서 이수호 전태일기념관장은 “한국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기점을 마련한 전태일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건립한 기념관 개관식에 참여해 주신 많은 내빈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지나가다 언제든지 들러주시면 고맙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념관 건립을 제안 받아 2016년 세 군데를 찾아봤는데, 전태일 열사의 현장이 가장 좋겠다 싶어 이곳으로 정하게 됐다”면서 “노동, 평화, 인권이 만나는 이곳이 새롭게 의지를 다지고 연대를 만들어가는 건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백기완 선생은 “인간사회를 돈이 지배하는 지금의 시대에 전태일 기념관이 만들어진 오늘은 자랑스럽고 보람찬 날이고 애를 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면서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전태일의 뜻임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자”고 당부했다.

전태일 기념관은 2015년 11월 서울시 의회에서 지역특별예산 40억 원 책정으로 건립이 추진됐고, 기념관 부지 확정(2016)→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2017)→리모델링 공사 착공(2018)을 거쳐 개관이 완료됐다.

건물은 총 6층으로 2층 울림터는 시민들이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 무료로 대관이 가능한 공연장으로 쓰이고, 3층 이음터는 상설전시장으로 사용된다. 4층 노동허브는 소규모·노동단체에게 제공되는 업무공간으로 입주 모집 중에 있으며 네트워크 형성이 지원된다.

한편 기념관 외벽 입구에 새겨진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진정서’는 전태일 열사가 1969년 12월 19일에 직접 쓴 내용으로 미술가 임옥상이 재해석하여 건축사 윤정원과 하우건축사무소에서 설계·시공했다.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진정서 전문]

 

여러분 오늘날 여러분께서 안정된 기반 위에서 경제 번영을 이룬 것은

과연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여러분의 애써 이루신 상업 기술의 결과라고 생각하시겠습니다만은

여기에는 숨은 희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즉 여러분들의 자녀들의 힘이 큰 것입니다.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어린 자녀들은 하루 15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생산계통에서 밑거름이 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류계통에서 종사하는 어린 여공들은 평균연령이 18세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여러분들의 전체의 일부입니까?

가장 잘 가꾸어야 할 가장 잘 보살펴야할 시기입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느 면에서나 성장기의 제일 어려운 고비인 것입니다.

이런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동심들을 사회생활이라는 웅장한 무대는

가장 메마른 면과 가장 비참한 곳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인정을 합리화시키는 기업주와 모든 생활형식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말살당하고 오직 고삐에 메인 금수처럼 주린 창자를

채우기 위하여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곧 그렇게 하는 것이 현사회에서 극심한 생존경쟁에서 승리한다고 가르칩니다.

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아무리 많은 폭리를 취하고도 조그마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합법적이 아닌 생산공들의 피와 땀을 갈취합니다.

그런데 왜 현사회는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하는지 저의 좁은 소견은 알지를 못합니다.

내심 존경하시는 근로감독관님.

이 모든 문제를 한시바삐 선처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1969년 12월 19일 전태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백기완 선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제막식이 진행 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기념관 내부 전시 설치물이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제막식에 초대된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봉제공장을 재현한 전시물이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백기완 선생이 기념관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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