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비정규직공동투쟁 ‘비정규직 1천명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11일 거리로 나서겠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직장갑질 119(이상 공동투쟁)는 7일 오후 1시 프란치스코회관 430호에서 ‘비정규직 당사자 1천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90.4%였지만, 취임 2년 후 노동정책 불만이 86.9%로 나왔다”고 밝혔다. (사진=노동과세계)

오는 10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을 맞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믿고 ‘기대’에 차 있었지만 2년 만에 ‘실망’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직장갑질 119(이상 공동투쟁)는 7일 오후 1시 프란치스코회관 430호에서 ‘비정규직 당사자 1천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90.4%였지만, 취임 2년 후 노동정책 불만이 86.9%로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의 합이 95.1%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의 경우 오히려 월급감소를 겪었다는 응답이 90%였고, 탄력근로 확대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이 85.8%로 나왔다.

박점규 직장갑질 119 운영위원은 “설문조사 결과가 궁금했는데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실제로 90%나 기대하고 있었다는 데에 대해 놀랐다”면서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 이은 정부라서 기대가 있었겠지만, 최저임금의 경우 상여금이 날아갔고, 노동시간 단축도 임금저하를 낳았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이 중단돼 버리는 등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삶의 개선이 전혀 안 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정희 의료연대 본부장은 “국립대병원은 단 한 곳도 정규직화 된 사례가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절 때 비정규직 정책이 잘 되고 있는 것처럼 ‘상생’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면서 “국립대 병원은 오늘부터 병원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21일에는 전국 국립대병원들이 동시에 파업할 것인 만큼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명령을 즉각 내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팔트 위에서 배달하는 사장님이 말이 되냐’면서 특수고용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ILO 협약 비준은 소식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4차 산업에 투자해달라고 했지만 결국 노동이 없으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결과는 이외에도 응답자 중 82.6%가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괴롭힘 피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8.3%에 이르렀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은 모른 척 넘어간다는 응답이 45.1%로 가장 높았고, 개인적 항의 22.6%, 집단 대응 12%, 관련기관 신고 11.6%로 나타났다.

직장생활 만족도의 경우 매우 불만과 불만을 합쳐 80.7%였고, 만족한다는 응답은 19.3%에 불과했다. 불만의 원인은 낮은 임금 36.5%, 불안정한 고용 34.3%, 장시간 노동 13.6% 순이었는데, 특수고용노동자의 경우 불안정한 고용(29.3%)과 장시간 노동(26.3%)이 1, 2위를 차지했다.

김수억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는 “가계 부채가 1500조를 돌파하는 상황에서, 재벌사내유보금이 950조에 달하고 이건희 주식 배당금이 4000억, 정몽구 930억 등으로 재벌들 곳간만 배불리는 형국”이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이 아무 것도 바뀐 게 없기에 11일 비정규직 노동자들 죽음의 영정을 앞에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철 천주교예수회 신부는 “문재인 정부가 기업의 요구에는 귀 기울이면서 노동자의 요구는 외면하는데, 얘기하는 민의를 도대체 어디에서 찾겠다는 것인가”라면서 “11일 비정규직 당사자들과 더불어 시민사회도 함께 대행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말한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며, 이들의 요구와 말을 잘 헤아려서 정책을 펴 달라”고 주문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통하거나 최저임금을 통해서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경사노위 얘기만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면서 “청년 노동자들의 고용과 요구가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3만 불은 남의 나라 얘기일 따름이고, 11일 거리에서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공동투쟁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124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진행됐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403명, 40대 486명, 50대 이상 355명이 응답했고,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 174명, 계약직·일용직 291명, 파견·용역 571명, 특수형태근로 207명이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