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청와대 앞 기자회견···“교수들 참을 만큼 참아와, 이대로는 안 돼” 대부분 서명참가

노중기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교수·연구자 653명은 13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국민들에게 약속했듯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여 노동인권 후진국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면서 즉각 비준을 촉구했다.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ILO 핵심 협약 결사의 자유 87호와 98호는 다른 협약과 달리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비준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국제노총이 노동인권지수를 142개국을 대상으로 1~5등급으로 나눴는데, 5등급에 속한 나라가 바로 한국으로서 문재인 정부는 즉각 비준해서 노동인권 후진국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중기 한국산업노동학회장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노동존중 정부로서 최소한의 국민적 요구가 나오고 있는 지금 개혁의 시계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핵심협약 비준은 절호의 기회이고 마지막 개혁의 문제”라면서 “청와대 수석, 대통령 모두 노동전문가로서 '촛불 배신 정부'라고 또 다시 촛불이 터져 나오기 전에 ILO 핵심 협약 비준에 대해 빨리 답하라”고 촉구했다.

김경자 ILO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가장 먼저 선언운동을 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교수·연구자들 653명은 한국의 노동현실을 잘 아는 연구자들이고, ILO 협약의 의미를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ILO 총회 참석 여부와 협약 비준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정말 역할이 무엇인지 교수·연구자들의 얘기를 똑똑히 읽을 것”을 주문했다.

홍성학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은 “작년 8월 헌법재판소가 교수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던 교원노조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내년 3월까지 교원노조법 개정을 명령했다”면서 “아무리 헌재에서 개정 명령을 해도 ILO 협약 비준 없이는 교원노조법이 잘못될 우려가 있기에, 이제 협약을 제대로 온전하게 비준하고 국내법을 협약에 맞게 고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 교수들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할 것”이라면서 “자유한국당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협약 비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국가들이 1970년 이전에 다 비준한 것을 그렇게 얘기하면 도대체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촛불의 나라,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더 이상 경사노위와 국회로 떠넘길 것이 아니라,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위한 적극적 실천을 해야 한다”면서 “당장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동의를 받아 ILO에 비준서를 기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돈문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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