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네이버 규탄 기자회견

5월 21일(화) 오후 1시 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본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지난 4월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모바일 콘텐츠 제휴 언론사 중 지역 언론들을 모두 삭제했다. 현재 휴대전화 네이버 앱에서 구독할 수 있는 언론사, 즉 네이버와 모바일 콘텐츠 제휴를 맺은 44곳의 언론사 중 지역 언론은 단 한 곳도 없다. 

심지어 지역에서 생산한 뉴스임에도 이를 참고해 따라 쓴 서울 매체나 전국지 기사가 네이버 검색 순위에서 상위에 노출된다. 대부분의 뉴스가 모바일과 포털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언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는 차별이자 횡포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재 네이버는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1일(화) 오후 1시 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와 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 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언론을 배제하며 정보를 차단하는 네이버의 독선과 오만은 유례 없는 행태"라며 "지역주민과 함께 주민의 알 권리를 짓밟는 포털의 횡포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국민주권 못지 않게 주민주권이 핵심 의제로 떠오른 시대적 흐름 조차 모르는 네이버는 정보를 선도할 자격이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뒤 "지방분권 시대에 역행하는 이런 네이버의 행태에 대해 시장, 시의원, 구의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의장(부산일보 지부장)은 "네이버는 지난 4월 모바일 서비스에서 지역 언론들을 삭제하며 기준이나 내용, 설명도 없었다"라고 말한 뒤 "지역 언론 노동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해도 컨텐츠는 독자에게 닿기도 전해 증발하며 그로인해 많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장은 "포털은 이미 언론화 됐다. 언론노조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포털과의 투쟁을 시작한다"라고 선언하며 "근현대사에서 부산이 일어나면 늘 이겨왔듯 이 싸움도 부산이 앞장서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김재하 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 공동대표(민주노총 부산본부장)는 "국민은 서울에만 사는 게 아닌데 지역 홀대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라면서 "여론은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네이버의 지역 홀대는 정부 정책의 심각한 왜곡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네이버의 정책은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소식을 전해준 지역 기자들의 수고를 수포로 만들고 언론 노동자들의 역할을 축소시킬 것"이라며 "지역 여론이 포털에서 사라지면 정보는 왜곡되고 지역의 목소리를 막아버리는 것이므로 네이버의 정책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오는 23일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를 규탄하는 대회를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연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