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의 천막이 강제 철거됐다. 종로구청은 29일 오전 9시, 청와대 사랑채 인근 농성장에 설치된 천막 9동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강제철거에는 경찰병력 200여 명과 구청직원 30여 명이 동원됐다. 철거과정에서 농성자들과 경력의 마찰이 발생했지만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갑작스런 철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후 청와대에 방문해 만찬 등 일정을 수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29일 오전 9시를 기해 갑호 비상령을 내렸다. 갑호비상령은 경찰의 최고경계 태세로 대규모 집단사태나 국경일로 치안질서가 극도로 혼란할 때 발령된다.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농성 중이던 송재혁 전 전교조 대변인은 “그동안 집회신고를 내고 무리한 마찰 없이 농성을 진행해 왔는데 갑작스레 철거가 진행된 것은 결국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 불편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이유아니겠냐”며 “농성장을 지키던 조합원들이 철거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도 문제지만 마음을 많이 다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는 다시 농성장을 복원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 전대변인은 “농성 천막을 다시 복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는 경찰병력이 주변을 완전히 봉쇄하고 있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트럼프 방한 일정이 끝난 이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종로구는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 농성장에 이날 오전 8시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서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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