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학비노조 ‘7월 총파업 기자간담회’···교무실 지킴이, 교장 집 청소, 매실청 담그기 등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노조사무실에서 학교비정규직 7월 총파업 직종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전국 유·초·중·고 학교에서 교무·행정 등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교무실 지킴이, 다과상 차리기, 교장 집 이사 청소, 매실청 담그기 등 온갖 ‘갑질’이 벌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26일 오전 11시 학비노조사무실에서 진행된 ‘학교비정규직 7월 총파업 직종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숙 행정실무사는 “상사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차원에서 ‘OOO 선생님’이라 불러도 됨에도 ‘O 양’이라 부르고 차를 갖다 달라”고 한다면서 “교감 선생이 옆에 있어서 하루 종일 전화 받고, 학부모와 학생을 응대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자존감이 떨어져 일한다”고 호소했다.

사립학교에서 6년을 근무하고 있는 김민영 교무실무사는 “교직원 1박 2일 야유회 때 혼자 학교를 지켜야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오라고 해서 교무부장을 픽업해서 출근을 한다”면서 “학기 중에 연가 사용도 행정실 직원들은 다 쉬게 하면서 지정한 날에만 사용하라고 하고, 비정규직 실무사라는 이유로 전 교사들의 비서처럼 일을 시켜 우울감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학교장 이삿날 집 청소하는 사례도 나왔다. 김 행정실무사는 “교장샘이 이사를 간다며 집청소를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면서 “거절도 몇 번 했지만 안 돼 가긴 했는데 집은 생각보다 더러웠고 온갖 집안청소 및 화장실까지 청소하라고 해서 서러움에 눈물날 뻔 했다”고 소개했다.

개교기념, 재량휴업 일에는 모두가 쉬어야 함에도 오히려 출근을 강요당하고 있다. 김 교무실무사는 “사립학교는 보통 10년 이상 근무해 친구 같으니까 각종 업무를 떠넘기는 것뿐만 아니라 개교기념일이나 재량휴업 일에 근무를 시키고, 교감과 근무교사가 출근해도 계속 자리를 비웠고, 결국 학교 지키는 일은 혼자만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성북구의 모 초등학교는 해마다 매실주, 매실청 담그는 일도 하고 있었다. 김 행정실무사는 “해마다 주무관들이 교내 매실나무에서 매실을 따면 교무실무사에게 매실주 또는 매실청을 담그게 했다”면서 “교무실에 많은 양의 업무가 내려와 화장실조차도 참았다가 가서 정신도 없는데, 왜 이런 일까지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교원 인사업무와 복무관리 등 교원실무사의 영역을 넘는 업무도 떠맡고 있다. 김 행정실무사는 “28학급에 40~50명의 교사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매일 공문들을 메신저로 보내고 있을 정도로 모든 이들의 비서로 살고 잇다”면서 “경기교육청이 교원 대비 30%가 필요하다고 보고서가 나왔는데, 40명이면 12명의 비정규직 실무사가 필요한데도 현장은 1~2명이 모든 걸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호 학비노조 사무처장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 비정규직들 보고 ‘공무원이 되려고 한다’고 오해들 하는데, 같은 일을 하면서도 조건이 다 달라 공정임금제에 기초해 교육공무직을 별도 직군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mbc 무기계약직 판결에서 ‘전액 임금 지급하라’고 나왔듯, 교육감도 실제로 정규직과 다름없다고 하는 현실에서 이제는 교육공무직도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는 7월 3일부터 5일까지 기본급 최저임금 이상 인상과 근속수당 4만원 인상, 근속수당 가산금 제도 신설 등을 내걸고 전국 1만여 개 이상의 학교에서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조합원들 파업찬반투표에는 10명 중 9명이 찬성한 바 있다.

박금자 학비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노조사무실에서 학교비정규직 7월 총파업 직종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급식 조리실 산업재해 피해 사진들이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난숙 사무분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노조사무실에서 학교비정규직 7월 총파업 직종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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