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4시 부산 감만동 8부두에서 결의대회 연 민주노총

▲ 주한미군 철수! 세균부대 철거! 민주노총 결의대회

민주노총이 한반도의 안전과 자주권을 위한 결의대회를 13일 오후 4시 부산 감만동 8부두에서 열었다. '주한미군 철수! 세균부대 철거!'라는 구호를 내 건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들과 남구 주민들, 한국진보연대와 사드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는 성주 주민대책위에서도 함께해 약 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의 사회로 진행한 결의대회는 역귀를 쫓는 굿판으로 시작해 8부두 세균무기 실험실의 문제점을 담은 영상, 각계의 발언과 문예공연 등으로 꾸몄다.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폐기와 친재벌 정책에 맞서 강경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주한미군 철수'라는 구호를 앞세워 결의대회를 하는 것은 노동현안뿐 아니라 미 제국주의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민주노총의 각오를 선포하는 것"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는 너무나 당연한 요구인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미군이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세균무기 실험을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 한미동맹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서 "일제에 맞서 항거한 선배 노동자들이 그러했듯, 민주노총은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투쟁에서 노동자의 몫을 다 하겠다"라며 "분단과 착취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자주와 평화의 새로운 나라, 민중이 주인되는 새 시대를 노동자의 투쟁으로 힘차게 열어가자"라고 외쳤다.

강성규 철도노조 부산본부장은 "한 달 전 철도노조 부산본부가 8부두 작업중지권을 요청했는데 철도공사와 고용노동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라면서 "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균무기 실험실은 당장 떠나야 하며 그러지 않을 시 철도 노동자들은 군수물자 수송 거부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형식 대연우암공동체 주민대표는 "어제로 80일째 촛불을 진행했고 네 달이 됐는데 정부에서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라고 분노하며 "우리 아이들, 손주들 때문에 싸우고 있는데 진짜 매일 속이 끓고 있다"라면서 "민주노총 동지들이 와서 너무나 기쁘고 이런 힘으로 앞으로도 계속 싸우겠다"라고 외쳤다.

▲ 이태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강성규 철도노조 부산본부장, 양형식 대연우암공동체 주민대표, 송대근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공동대표, 이우백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 문경식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이어서 큰 박수와 함성 속에서 성주 주민들이 무대로 올랐다.

송대근 사드철회 성주주민 대책위 공동대표는 "남구 주민들이 80일 싸웠다고 하셨는데 성주는 지금 4년째 싸우고 있다. 미국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더라"라고 말한 뒤 "열심히 싸운 덕분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군이 육로로 다니지 못하는 곳이 소성리"라며 "소성리에서 미군들은 죄다 헬기를 타고 다닌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송 대표는 "미국은 주민들의 목숨을 볼모로 사드를 배치하고 세균무기 실험실로 우리땅을 유린하며 전쟁연습장으로 만들었다"라며 "또한 위안부 협상과 군사보호 협정 등 일본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는 미국이 존재하는 한 자주와 평화는 없다"라고 말한 뒤 "소성리의 사드 철거 투쟁과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를 위한 싸움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둘이 아닌 하나"라고 말했다.

통일선봉대와 함께 무대에 오른 이우백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은 "단 1그램 만으로도 수만 명을 살상할 수 있으며 북한 동포를 향한 세균무기를 배양하는 실험실을 두고 어찌 평화와 번영을 말할 수 있나"라면서 "자주와 통일의 시대를 열기 위해 투쟁으로 앞장서겠다. 시대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친일분단 적폐를 걷어내는데 민주노총 통일선봉대가 앞장서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문경식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노동 문제로 싸우기도 버거울텐데 자주와 평화를 위한 투쟁에 나서주신 민주노총 동지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한 뒤 "이 땅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2015년 민중총궐기로 많은 것이 바뀌었듯 올해 11월 평화세력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투쟁을 벌이자"라고 제안하며 "그 투쟁으로 사드 배치도 막고 세균무기 실험실도 철거시킬 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외쳤다.

전국에서 달려온 조합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노동자는 미국의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또한 미국과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나섰다"라며 "부산 노동자들이 전개한 노동개악 반대 투쟁과 노동자상 건립 투쟁, 세균무기 실험실 투쟁, 전쟁반대 백운포 투쟁 등을 전국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라고 격려했다.

이어서 김 본부장은 통일선봉대를 향해 "동지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투쟁을 기대한다. 오늘을 시작으로 7~8월을 자주와 평화, 통일의 열기로 전국을 뒤흔들자"라고 말했다.

감만동 8부두 인근 세관창고 앞에서 진행한 결의대회 후 오후 5시 30분께 세균무기 실험실이 있는 미군부대 정문까지 행진해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 계고장> 모형과 참가지들의 요구를 담은 손팻말을 담벼락에 붙였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 김명환 위원장과 엄미경 통일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부산대병원을 찾아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위해 17일째 단식 투쟁 중인 정재범 지부장을 만나 격려했다.

▲ 연대발언과 공연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 계고장>을 들고 미군부대 쪽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 계고장>과 참가지들의 요구를 담은 손팻말을 곳곳에 붙였다.

 

▲ 김명환 위원장과 엄미경 통일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부산대병원을 찾아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위해 17일째 단식 투쟁 중인 정재범 지부장을 만났다.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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