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22일째 단식투쟁 중 자신이 쓴 ‘편지’ 공개···손상량 시설분회장이 로비 집회에서 직접 낭독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22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정재범 지부장이 18일 자신이 쓴 ‘편지’를 통해 “많은 염려와 응원, 과분한 사랑으로 잘 견디고 있다”고 당부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부산본부)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22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정재범 지부장이 18일 자신이 쓴 ‘편지’를 통해 “많은 염려와 응원, 과분한 사랑으로 잘 견디고 있다”고 당부의 입장을 밝혀 감동을 주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에 대해 그는 “10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청 관리자의 갑질에 눈물 흘리고, 계약만기가 도래되면 해고 당할까봐 노심초사하고, 해고 안당하려고 눈치보고 관리자에게 잘 보이려고 밥에 술까지 사 먹이면서 무기력하게 약자처럼 살아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특히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힘들다”면서 “투쟁하면 탄압하고 파업하면 대체인력 투입으로 무력화 시키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많은 고통과 좌절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 투쟁에 나선 데 대해서도 담담한 입장을 말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손 내밀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차별받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이자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이고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합니다”

정 지부장은 “저의 단식투쟁은 비정규직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이 단식투쟁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더 큰 투쟁으로 사측에 화답할 것을 다짐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편지 전문>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 지부장 정재범입니다.

오늘로써 단식22일차를 맞이하였습니다.

많은 동지들의 염려와 응원 그리고 과분한 사랑으로 저는 잘 견디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천명한지 2년이 지났는데 국립대병원은 전환률이 0%에 가깝습니다.

우리병원을 포함한 우리사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문제로 사업장 곳곳에서 투쟁을 하고 있고, 많이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희망고문으로 비정규직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자본은 여전히 자회사라는 꼼수로 노동자를 착취하고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가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노동자의 삶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병원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도 고달픕니다. 10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청 관리자의 갑질에 눈물 흘리고, 계약만기가 도래되면 해고 당할까봐 노심초사하고, 해고 안당하려고 눈치보고 관리자에게 잘 보이려고 밥에 술까지 사 먹이면서 무기력하게 약자처럼 살아왔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힘듭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많은 고통과 좌절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투쟁하면 탄압하고 파업하면 대체인력 투입으로 무력화 시키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동지여러분

정규직이 흘리는 땀과 비정규직이 흘리는 노동의 땀은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차별은 없어야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내 꿈이 비정규직이었던 사람이 있습니까?

비정규직의 문제는 사회적 모순이고, 자본의 횡포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투쟁에는 반드시 정규직의 연대가 간절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저보고 말합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에 함께 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저는 이 투쟁을 시작하면서 그런 가치에 목적을 둔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손 내밀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차별받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이자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이고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단식투쟁은 비정규직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 단식투쟁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더 큰 투쟁으로 사측에 화답할 것을 다짐합니다.

동지여러분

오늘은 비가 옵니다.

비정규직을 위해 함께 맞는 비, 함께 우산을 쓰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산대병원의 투쟁에 함께 눈물 흘려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동지들께 감사드리고 반드시 이 투쟁 승리해서 보답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에 힘내서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 노동과세계 정종배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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