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 전투” 관람 후기 -1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도발은 우리에게 그 경제적 손익을 떠나 한편으로는 오히려 과거 역사와 현재 과제를 되돌아볼 계기가 되는 측면이 있다. 아베 정권의 도발은 우리 국민의 자발적 시민의식과 민족적 역사, 현실 인식을 불러일으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타올라 오히려 일본에 경제적 반격이 될 정도의 극일운동으로 퍼져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연맹 한국스마트카드노동조합 정기철 위원장 (사진 오른쪽)

내가 속한 노동조합과 연맹(사무금융연맹)에서도 “NO 아베, NO 경제침략” 현수막을 각 사업장에 내걸고, 영화 “봉오동 전투”를 단체관람하며 현재의 극일운동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의 극일 열기와 8.15 광복절 시기에서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일부 ‘국뽕’(국수적 민족주의)을 주입한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일제하 우리 민중들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사실 우리 민족의 장구한 역사에서 일제 식민지 시대는 침략과 수탈로 점철된 잊지 말아야 하는, 그러나 떠올리기 괴로운 시기이다. 현재 ‘토착 왜구’라 불리는 친일의 후예들은 자신들의 친일 과거를 지우려는 시도를 넘어 정당화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화와 노동자 강제징용을 부인하며 일제식민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설파하는 “반일 종족주의”와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한 극우인사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아베 수상님 사죄 드립니다”라는 망언을 당당히 내뱉기도 한다. 보수야당에서는 국민의 자발적 불매운동을 폄하하며 일본에 협상을 빙자한 굴욕적 양보를 정부에 요구하기도 한다. 일제시대의 역사를 패배로만 기억하고,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되고 성노예가 되었던 민중들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제통치의 앞잡이가 되었던 과거 반민족적 행위의 되풀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는 굴욕과 패배로만 주로 기억되던 일제시대에 최초로 승리한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장면을 다루고 있다. 물론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하였지만, 압도적 군사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민중에 기반을 둔 독립군이 무장투쟁으로 승리한 최초의 전투를 그려내고 있다. 실제 봉오동 전투 이후 우리 독립군은 동만주와 연해주의 벌판을 내달리며 이름 없이 산화했던 수많은 민중과 함께 일제에 맞선 무장투쟁을 굳건하게 벌였던 불굴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남겼다.

그러나 해방 후 청산되지 못했던 친일파가 권력을 유지하게 되면서 목숨을 바쳐 무장투쟁을 벌였던 민중들과 독립군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소외되고 축소되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항일투쟁의 정통성마저 부정하며 ‘건국절’ 논쟁을 제기하는 친일의 후예들에게 항일무장투쟁은 외면하고 싶은 역사이다.

영화 “봉오동 전투”를 보며 과거 봉오동에서부터 울려 퍼진 항일의 총소리와 승리의 함성을 떠올리며 민족의 독립과 자주를 쟁취하려 했던 소중한 역사를 떠올려 본다. 우리 민족에게는 식민지배 치욕스러운 역사도 있었지만, 나라 뺏긴 설움에 독립군이 되고 기꺼이 목숨을 바치며 항일투쟁에 나선 민중 승리의 역사가 있었다. 오늘날 목숨을 내건 독립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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