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 전투”관람 후기 - 2

광복절을 나흘 지난 8/19일 무료로 영화를 보여준다는 KB손보 노동조합 부위원장의 말에 이끌려 아무런 기대 없이 극장으로 향했다. 사실 나는 영화 제목인 “봉오동 전투”에 대해 아는 바도 없었고, 어렸을 적 교과서 배운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과 연관성이 있다는 정도였다. 영화를 본 후 봉오동과 청산리의 위치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심지어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면 봉오동은 강원도 동해시의 동 이름으로 조회된다. 만주 지역의 봉오동이라는 지명은 이제 다른 이름으로 바뀐 건지 조회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최근 반일 감정이 극대화되는 시기에 개봉한 봉오동 전투는 영화를 보고 나서야 나에게 더 많은 궁금증과 생각할 거리를 준 의미 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하여 독립군이 목숨을 걸고 일본군을 봉오동 골짜기로 유인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서 크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첫 번째는 영화 속 일본 군인은 인간의 탈을 쓴 늑대마냥 너무나도 무자비하고, 잔혹했다. 특히나 임산부와 어린아이들까지 총칼로 잔인하게 죽이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전쟁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우리 군인도 베트남전 때 저렇게 잔혹했을까? 라는 의구심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에도 막부시대부터 전쟁 속에서 살아온 일본 군인의 피는 우리보다 훨씬 더 시퍼렇게 붉다고 느껴졌다. 두 번째는 나라 없는 설움 속에서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이 뭉쳤기에 대한독립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영화 속 명대사 중 “ 독립군 수는 셀 수가 없어? 왠지 알아?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내일 독립군이 될 수 있다 이 말이야”라는 말이 가슴 속에 와 닿았다. 과연 내가 그 당시에 태어났다면 독립군이 될 수 있었을까? 라는 반문과 함께 지금 삶에서 代議(대의)와 正道(정도)를 지켜나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식민지 시대에 살아가는 두 가지 방식의 삶이 있을 것이다. 일본에 빌붙어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과 일본에 저항하여 독립운동을 하는 것…. 전자는 편한 삶일지 모르나, 부끄러운 삶일 것이다. 광복 후 세계강국의 힘 자랑을 위한 6.25 남북전쟁만 없었더라도 우리는 전자의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반성의 계기를 마련하고 적폐청산(?)을 할 수 있었을 것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쉽지만 범죄만 있었고, 심판은 없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과거를 들추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대의를 지키고 정도를 가는 사람들이 승리하고 행복하다는 “권선징악”의 공식이 우리 모두 가슴속에 뿌리 내렸으면 좋겠다. 비록 봉오동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그 전후의 많은 전투에서 패했을 것이며, 그 속에서 많은 독립군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대한 독립을 위해 산화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일본의 경제 속국이 아닌 당당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내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그리고 작은 실천이지만, 일제 물건 사지 않기와 일본 여행 가지 않기에 동참해야겠다. 먼 훗날의 승자는 대한민국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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