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주최 결의대회 500여명 참석

14일 오후2시 도로공사 앞 결의대회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농성이 일주일을 맞았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백양사지회 서영희, 조관옥 조합원은 “청와대와 비교하면 별 5개 호텔이다. 공기도 좋고 밤에 별도 초롱초롱 빛난다”고 말했다.

생활하기는 조금 나아졌지만 마음은 무거워졌다. 한평 부스에 에어컨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곳에서 일했는데, 정규직 직원들은 이렇게 크고 좋은 건물에서 일하는 걸 보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들어서다.

언제 경찰이 침탈할지 몰라 두려운 마음도 있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불안할 것”이라며 매일 경찰차가 몇대 와있는지, 상황이 어떤지 알려준다고 한다.

“안에 있는 조합원들이 연대하러 온 사람들 얼마나 있냐고 매일 물어봐요. 누군가 더 온다는 게 희망이에요. 딱 한번만 100만 민주노총의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비정규직 이제그만' 주최 결의대회에 500여 명 참석...
톨게이트 노동자, "우리는 우리 회사에서 사장과 만나려는 것뿐"

결의대회 참석자 전체사진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조합원들의 바람대로 톨게이트 투쟁에 전국 노동자, 시민의 힘이 모이고 있다.

14일 오후2시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최로 ‘자회사 폐기! 직접고용 쟁취! 불법파견 종식! 톨게이트 투쟁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서울, 부산, 인천, 제주, 강원 등 전국에서 500여 명의 노동자, 학생, 시민이 참석했다.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요구하며 10일째 집단단식 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결의대회에 함께했다. 

9일부터 본관 내 농성에 함께한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차헌호 지회장은 “한쪽 벽면 전기가 다 끊겨서 휴대폰 사용도 어려워졌다. 2층부터 전기를 다 차단해서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씻는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편지도 이어졌다. 47일 간 곡기를 끊은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고공농성을 중인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이영수 사무국장, 76일째 영남대의료원 70m 고공에 올라있는 박문진, 송영숙 조합원이 직접 쓴 편지를 전했다. 창원지역에서 온 아르바이트 노동자, 불교계, 데모당 등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결의대회 마지막 발언에 나선 민주연합노조 박순향 부지부장은 “걱정 많이 하시는데, 안에서 잘 버티고 있다”고 인사했다. 이어 “잠시 여기 내려와있지만 한명씩 끌려나오면 다시 청와대로 갈거다. 그간 참고 살아온 세월이 10년, 20년이다. 불법점거니 퇴거니 쉽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강래 사장은 여기 와서 교섭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이강래 사장 불러다 바로 이곳 교섭자리에 앉히라”며, “우리는 여기서 한발짝도 나갈 수 없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기아차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 편지를 낭독하는 현대차 전주지회 이병훈 지회장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투쟁기금, 릴레이 손글씨 등 연대는 계속돼...
민주노총, 15일 문화제 이어 18일, 21일 결의대회 개최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는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데모당은 페이스북 모금을 통해 하루만에 모금된 600여 만원을 전달했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기아차비정규직지회, 케피코지회 등에서도 투쟁기금을 전했다. 지난 추석기간 동안 농성장 간식 후원계좌에는 3일만에 2천만원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온라인에서는 톨게이트 노동자를 지지하는 손글씨 릴레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15일 오후8시 문화제를 열고, 18일 영남권 결의대회, 21일 민주노총 집중 결의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발언하는 민주연합노조 박순향 부지부장 (사진 :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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