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여성 노동자의 역사를 찾아서 탐방’을 다녀와서 ⓶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위(준)에서 최초로 서울지역 여성 노동자 투쟁의 역사를 찾아 탐방길에 올랐습니다. 일본 강점기에 기부터 현재 비정규투쟁까지 여성 노동자 투쟁을 기록하고 겸손하게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5월부터 종로, 마포, 용산 편까지 매월 진행하였으며, 9월부터 영등포, 청계천(동대문), 구로공단으로 다녀올 예정입니다. 12월에는 ‘서울지역 여성 노동자 역사를 찾아서’ 자료집 및 조합원 강좌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국장 김순희 010-4369-4414)

 

사진제공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연일 30도를 훨씬 넘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던 중 지난 7월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위원회(준)에서 서울지역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서울지역 여성 노동자 역사 찾기 2차 탐방(마포)’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참여한 20여 명의 참여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던 오후 내내 여성 노동사 연구자이신 유경순 선생님의 안내로 마포와 상암동 일대를 함께 걸었습니다.

이날 직접 찾아갔던 장소마다 이전에는 몰라서 모르고, 알려고 하지 못해서 몰랐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분들의 투쟁사와 1979년부터 2007년까지 내 주변에서 끊임없이 벌어졌던 고용안정을 위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현장에서 깊은 울림과 함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2차 탐방사업을 참여하고 나니 평상시 무심하게 지나치던 서울지역 곳곳에서 그때 그 당시 자신의 요구를 걸고 싸우고 쟁취하며 길을 개척해 왔던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하였고, 시간이 지나고도 잘 찾아볼 수 있게 보존된 현장은 끊임없는 또 다른 투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못한 장소들을 찾을 때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은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과제를 던져주는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진행되는 3차 탐방사업은 용산 일대에서 진행된다고 하여 꼭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가 여름이 지나가는 끝자락인 지난 23일에 참여하여 함께 하였습니다.

사진제공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용산구 청파동에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으로 알게 된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센터), 일제강점기 소화제사와 대륙 고무공장이 있던 장소, 용산역 앞 강제 징용노동자 상, 용산역 앞 성매매 집결지를 찾아가 걷고 듣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남일당, 그곳에서 용산 참사를 통해 본 공권력과 자본에 맞서 철거민들이 벌인 목숨을 건 생존권 싸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가 지고 어둑해질 무렵 도착한 이태원의 미군 기지촌에서 이태원의 여성들이 한국전쟁 이후 안보와 경제의 도구로 이용됐던 아픈 역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광복 74주년을 맞은 한국사회는 지금 청산되지 않은 친일의 역사와 반성과 사과 없는 일본, 이에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하겠다는 전 국민적 움직임, NO 아베 촛불 집회가 뜨거운 여름과 함께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지소미아의 종료 시점에 진행된 역사탐방 사업이었기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였습니다.

2차 탐방사업 이후 좀 더 많은 여성조합원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리 노동조합 조합원과 같이 3차 탐방사업에 참여했듯이 서울지역에서 많은 여성조합원이 남은 6차까지의 탐방사업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참여하고 있는 서울지역 여성 노동자 투쟁 사업장을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우리가 바로 오늘의 여성 노동자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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